집에서 그 옛날 '뽑기'를 만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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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연탄불 앞에 쪼그려 앉아 친구들과 함께 먹던 뽑기.
그 뽑기를 성공하기 위해 어떤 아이는 이름표를 차고 있던 옷핀을 빼내 마치 장인이 무엇을 만들어 내듯 온 힘을 기울여 한땀 한땀 찍어냈고, 어떤 아이는 손끝에 침을 발라 조금씩 조금씩 갉아내기도 했다.
모양이 잘 나온 뽑기를 먹기가 살짝 아까웠지만 먹어보니 옛날 맛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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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
어릴 때 학교가 끝나고 나오면 교문 앞에 먼저 나온 아이들이 둥그렇게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다. 그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연탄불 앞에 쪼그려 앉아 친구들과 함께 먹던 뽑기. 한 개라도 더 먹을 요량으로 온 힘을 다해 조심조심 모양을 만들던. 그러다가 별 모양이나 비행기 모양 등을 제대로 오려(?)내면 환호하며 뽑기 할아버지께 보여드리고 한 개를 더 받았었다. 그렇게 해서 한 개를 더 받는 날은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친구들 앞에서 나는 해냈다고 우쭐대기도 했던 것도 같고.
▲ 즐거워 하는 아이 처음 해보는 뽑기에 즐거워 하는 아이 |
ⓒ 김미영 |
방학을 했지만 코로나로 아무 데도 갈 수 없고 집에만 있는 아이를 위해 뭘 해줄까 하다가 문득 뽑기가 생각났다. 얼마 전에 너무 추워서 난로를 하나 샀는데 오방난로라고 위까지 열이 나는 구조여서 뭔가를 구워 먹기도 괜찮았다. 이정도 열이면 뽑기도 충분히 가능할듯 싶었다. 마침 뽑기 도구가 다 있는 이웃이 있어서 도구를 빌려오고 설탕과 소다를 샀다. 그리고 아이를 불러냈다.
▲ 완성된 뽑기 모양을 낸 뽑기 완성 |
ⓒ 김미영 |
▲ 완성된 뽑기 모양을 낸 뽑기 완성 |
ⓒ 김미영 |
그렇게 다 녹아 완성된 것을 철판에 덜어 살짝 눌러주고 뽀족한 송곳을 이용해서 모양을 만들었다. 제법 근사한 뽑기가 완성됐다. 뽑기 만들기가 재미있는지 처음엔 한 개만 하려던 뽑기를 한 개만 더 한 개만 더 하다가 다섯 개나 만들었다. 모양이 잘 나온 뽑기를 먹기가 살짝 아까웠지만 먹어보니 옛날 맛 그대로다.
뽑기 덕분에 무료한 겨울의 어느 날을 즐겁게 보냈다. 아이와 긴 시간 둘이 마주 보고 앉아서 도란도란 옛날 이야기를 나누며 나도 잠시 과거로 여행을 다녀왔다. 지금과는 많이 달랐던 엄마의 어린시절을 함께 느껴준 아이가 고맙다. 나중에 아이가 어른이 되면 뽑기를 했던 오늘을 어떤 추억으로 기억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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