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은 너무 잘해 질문 없나요"..문대통령 회견서 'K-방역'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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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춘추관에서 18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체적으로 차분한 어조를 유지했으나 때때로 난감함을 숨기지 못했다.
'추미애-윤석열'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수초 간 침묵하거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이 언급되자 긴 한숨을 내뱉기도 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한 입장과 부동산 대책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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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통령보다 현장방문 많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18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체적으로 차분한 어조를 유지했으나 때때로 난감함을 숨기지 못했다. ‘추미애-윤석열’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수초 간 침묵하거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이 언급되자 긴 한숨을 내뱉기도 했다.
코로나19 방역 관련 질문이 뜸하자 “방역을 너무 잘해 질문이 없는 것이냐”고 미소를 띠었지만 곧바로 이어진 동부구치소 집단감염사태 질문에 다소 표정이 굳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네 번째 신년 기자회견은 코로나 확산에 따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첫 시도다. 춘추관에 20명의 기자들은 대면으로, 100명의 기자들은 화상시스템을 통해 질문을 던졌다. 123분 동안 28개의 질의응답이 오갔다.
첫 질문 분야는 방역이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한 입장과 부동산 대책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웃음을 지으며 “방역은 너무 잘하니까 질문이 없는 것이냐”며 방역 관련 질문을 요구했다. 회견 첫 분야를 방역으로 정하는 등 ‘K-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발언 직후 화상으로 연결된 한 기자는 “최근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의 대처 및 향후 대책의 미비점을 물었다. 문 대통령은 무거운 표정으로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더욱 엄중하게 느끼고 있다. 정부가 만전을 기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국면에서 문 대통령이 임면권자로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고심하는 듯 운을 떼는 데 수초가 걸렸다. 문 대통령은 심각한 표정으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에 서로 갈등이 생기는 것은 오히려 건강하게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줄곧 차분했던 어조에는 힘이 더 실렸고, 말에도 속도가 붙는 등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된 것과 관련해서는 “안타깝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며 착잡함을 드러냈다. 박 전 시장 사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입을 연 것은 처음이다.
소통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지난 1년 간 코로나 때문에 기자회견 등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회견만이 국민과의 소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느 대통령보다도 현장방문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가장 어이가 없었던 발언”이라며 “권위주의 시절에도 현장방문은 보여주기식으로 많이 쓰였다”고 비판했다.
첫 온라인 회견 탓인지 중간 중간 매끄럽지 않은 순간들이 연출됐다. 화상으로 참여한 기자의 목소리가 끊겨 결국 다른 기자에게 질문 순서가 넘어가거나, 외신기자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통역사가 두 차례나 더 질문을 반복해달라고 하는 등 일도 있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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