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72% 오를 때 SEA 397% 뛰었다

김기진 2021. 1. 18. 15: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나스닥에서 살아남기 10. 질주하는 이커머스 뉴페이스

이커머스는 코로나19 수혜를 본 대표적인 업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며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급속도로 늘었다. 팬데믹 종식 후에도 이커머스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긍정적인 전망에 힘입어 아마존을 비롯한 전통 강자는 물론 후발주자 업체 역시 실적과 주가가 우상향하며 투자자 관심을 모은다. 씨리미티드(SEA)와 메르카도리브레(Mercadolibre), 엣시(Etsy)는 후발주자 중 돋보이는 성과를 낸 대표 종목이다.

메르카도리브레는 지난해 기준 남미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28%를 자랑한다. 라틴아메리카 시장 내 이커머스 보급률이 아직 낮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동남아 최강자 SEA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1위 우뚝

SEA는 싱가포르 기업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 2015년 전자상거래 서비스 쇼피를 선보인 뒤 동남아시아 최대 플랫폼으로 키워냈다. 시장조사 업체 시밀러웹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쇼피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주요 동남아 국가에서 이커머스 부문 트래픽 1위를 달린다. 초창기부터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구성하는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채택한 것이 성공 비결이다. 동남아 소비자 사이에서는 PC보다 모바일 선호도가 높다. 국가별로 앱을 다르게 디자인하는 등 현지화에 공을 들인 전략도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EA는 전자상거래 외에 게임과 핀테크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게임 개발·유통사 가레나와 디지털 결제 기업 씨머니를 자회사로 뒀다. 가레나는 총 쏘기 게임 ‘프리파이어(Free Fire)’를 보유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프리파이어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은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했다.

씨머니는 전자지갑과 디지털 결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씨머니 결제 시스템을 쇼피와 가레나 게임에서 쓸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기존 서비스가 순항하는 데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지털은행 사업 허가를 받은 만큼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덕분에 지난해 1~3분기 누적 SEA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 주가도 가파르게 뛰었다. 지난해 초 40달러 선에 머물다 올해 1월 13일 종가 기준 226.78달러까지 뛰었다. 단 흑자전환은 해결이 시급한 과제다. 2019년 영업손실 8억9100만달러를 낸 데 이어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9억46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남미의 아마존’ 메르카도리브레

▷2020년 라틴아메리카 점유율 28%

메르카도리브레는 아르헨티나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1999년 설립돼 2007년 나스닥에 상장됐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멕시코, 우루과이,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 18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하기 쉽게 구성된 웹사이트와 앱, 편리한 결제 시스템과 물류 시스템 등을 내세워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했다. 2010년 5290만명이었던 회원수는 2019년 3억2060만명으로 증가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이커머스 점유율 1위를 자랑해 ‘남미의 아마존’이라 불리기도 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라틴아메리카 시장 내 메르카도리브레 점유율은 28%로 추산된다.

실적 역시 가파르게 성장한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매출은 26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물류와 핀테크 부문 투자가 늘고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탓에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흑자로 돌아섰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0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억5300만달러다.

주가도 우상향한다. 지난해 1월 600달러대에서 12월 1600달러대까지 급등했다. 2020년 연간 상승률이 175%다. 올해 1월 들어서는 1500달러대 후반~1700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상승 기류가 이어질 것이라 내다본다. 남미 이커머스 시장은 아직 태동기다. 팬데믹 이전 5%였던 라틴아메리카 이커머스 보급률은 지난해 10%에 도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과 영국, 중국 등 이커머스 활용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보급률이 30%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크다.

핀테크 사업 부문을 적극 육성한다는 점도 돋보인다. 사업 초창기 메르카도리브레는 소비자가 물건 대금을 쉽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자체 결제 솔루션 ‘메르카도 파고’를 개발했다. 지금은 메르카도리브레 이외 다른 플랫폼에도 결제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밖에 2016년 메르카도리브레 내에서 쓸 수 있는 신용거래 서비스인 ‘메르카도 크레디토’를 내놓는 등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중이다.

이커머스 최강자인 아마존이 멕시코와 브라질에서 유료 멤버십 서비스 아마존프라임을 내놓는 등 남미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를 이어간다는 점은 변수다. 하지만 메르카도리브레가 쉽게 주도권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주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르카도리브레는 20여년 동안 신뢰를 쌓아왔고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다. 단기간에 우위를 뺏길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수공예품 전문 엣시

▷마스크 수요 급증하며 성장

NYSE 상장사인 엣시는 수공예품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판매자 370만여명, 구매자 6960만여명을 보유했다. 엣시에서는 인테리어 소품, 액세서리, 가죽 공예품, 그림 등 다양한 상품이 거래된다. 엣시는 판매 수수료, 결제 수수료, 광고비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린다.

지난해 마스크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던 때 핸드메이드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유입되며 실적이 급성장했다. 지난해 4월부터 연말까지 엣시에서 판매된 마스크는 약 5400만장(6억달러어치)에 달한다.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엣시를 방문한 고객이 다른 제품을 함께 구매하며 이외 품목 판매금액 역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마스크 이외 제품 판매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93% 늘었다. 1~3분기 누적 성과를 보면 매출은 11억1000만달러, 영업이익은 2억6300만달러다.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배, 영업이익은 약 4배 증가했다. 지난해 3월 20일 31.69달러까지 빠졌던 주가는 올해 1월 13일 207.03달러까지 뛰었다. 이 기간 상승률이 무려 553%다. 지난해 9월 S&P500지수에 편입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슈웨타 카주리아 RBC캐피털마켓츠 애널리스트는 “엣시는 고객 유지율이 높다.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빈도도 여러 분기째 증가하는 추세다. 팬데믹 이후 마스크 부문 매출이 줄어도 성장세가 지속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커머스 IPO 기대주는

▷포시마크·마이테레사 시선 집중

최근 상장한 기업 중에는 포시마크가 예의 주시할 만하다는 평가다. 포시마크는 중고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등을 거래하는 서비스다. 여성과 MZ세대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포시마크 측은 “2019년 말 기준 실사용자의 83%는 여성, 80%는 MZ세대”라고 전했다. 2019년 1~3분기에는 영업손실 348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3분기에는 영업이익 2180만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1월 14일 나스닥에 입성했다.

공모를 앞둔 마이테레사도 눈길을 끈다. 마이테레사는 명품 판매 전문 플랫폼이다. 뉴욕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버버리, 보테가베네타 등 250여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2020 회계연도(2019년 7월~2020년 6월) 순매출은 4억4950만유로. 직전 회계연도에 비해 18.6% 늘었다. 순이익은 640만유로로 2019 회계연도 순이익(170만유로)의 4배 가까이 된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3호 (2021.01.20~2021.01.26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