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개미가 눈여겨볼 '애플 수혜주'..코보·스카이웍스·자빌

김기진 2021. 1. 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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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가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아이폰12는 지난해 10월 시장에 나왔다. 애플이 선보이는 첫 5G 스마트폰이라 판매를 시작하기 전부터 소비자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아이폰11 등 최근 내놓은 플래그십 모델과 다르게 각진 모서리 디자인을 채택했다는 점,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5나노미터 공정 기술이 적용된 AP ‘A14바이오닉’이 내장됐다는 점 등도 관심을 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아이폰12는 판매 시작 2주 만에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순위 1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제프 필드핵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아이폰12는 아이폰12 프로와 아이폰12 프로맥스 공급 부족에도 불구하고 전작 대비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인기에 힘입어 2021 회계연도 1분기(2020년 10~12월) 아이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아이폰12가 돌풍을 일으키자 애플에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 역시 수혜를 입을 확률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보(Qorvo)와 스카이웍스(Skyworks), 퀄컴(Qualcomm) 등이 예의 주시할 만한 종목으로 꼽힌다.

아이폰12가 판매 시작 2주 만에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순위 1위로 떠올랐다. 아이폰12가 돌풍을 일으키자 코보, 퀄컴 등 애플에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 실적과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퀄컴 제공>

▶RF칩업체 ‘코보’ 팬데믹에도 순항

▷5G에 적합한 고부가가치 제품서 강세

코보는 통신용 부품인 RF(무선주파수)칩을 만든다. 애플이 최대 고객사다. 2020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율은 33%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다소 침체됐음에도 양호한 실적을 내며 순항 중이다. 2021 회계연도 상반기(2020년 4월~10월 초) 매출은 18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21 회계연도 3분기에는 매출이 22%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RF 분야 내에서도 표면탄성파(SAW) 필터보다 체적탄성파(BAW) 필터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점이 돋보인다. SAW는 통신에서 불필요한 주파수를 걸러주는 부품이다. 저주파 대역에서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4G 기술까지는 SAW 필터를 주로 이용했다. 하지만 고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5G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SAW로는 한계가 있다. 가격은 비싸지만 고주파수 대역에서 성능이 뛰어난 BAW 필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허지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보는 일찌감치 BAW 시장에 진출해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5G 보급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종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이 순항하고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덕분에 최근 코보 주가는 상승 기류를 탄다. 지난해 3월 23일 69.36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연중 저점을 찍고 증시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166.27달러까지 반등했다. 올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간다. 1월 13일 종가 기준 180.07달러까지 뛰었다.

스카이웍스 역시 RF칩 제조사다. 코보와 마찬가지로 애플이 가장 큰 고객사다. 애플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47%에서 이듬해 51%, 2020 회계연도에는 56%로 늘었다.

애플 비중이 높다는 점은 양날의 검이다. 애플 제품이 인기를 끌면 스카이웍스 실적 역시 성장한다. 하지만 애플이 부진하거나 애플과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스카이웍스도 타격을 입는다. 매출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이어지자 스카이웍스는 최근 자동차,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홈, 우주·항공·방위 산업 등 스마트폰 이외 다른 분야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브라이언 콜렐로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오랫동안 기술력을 쌓아왔다는 점, RF칩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는 점이 장점이다. 스마트폰 외 다른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점도 돋보인다. 자동차를 비롯한 다른 산업에서 연결성(connectivity)이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한 만큼 긍정적인 시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모뎀칩 강자 퀄컴도 수혜주

▷애플 자체 개발까지 수년 걸릴 듯

퀄컴은 스마트폰과 통신망을 연결하는 모뎀칩 시장 선두주자다. 아이폰4S, 아이폰6S 등에 부품을 공급했으며 아이폰12에도 퀄컴 모뎀칩이 들어간다. 이 밖에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AP 시장 등 다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애플과 더불어 삼성전자, 샤오미, 화웨이, 오포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뒀다.

팬데믹 충격으로 2020 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연간 실적은 다소 주춤했다. 매출이 직전 회계연도 대비 3% 줄었다. 하지만 2020 회계연도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이 73% 늘어나는 등 회복세가 뚜렷하다.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2021 회계연도 1분기(2020년 10~12월) 매출 예상치는 78억~86억달러다. 2020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51억달러였다. 주가 역시 우상향한다. 지난해 3월 60달러대까지 빠진 후 올해 1월 13일 종가 기준 157.42달러까지 반등했다. 미국 투자은행 베어드 소속 애널리스트 트리스탄 게라는 “퀄컴은 애플을 비롯한 주요 스마트폰업체와 다년 계약을 확보했다.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5G 기술 수요가 커질 전망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라며 목표주가로 200달러를 제시했다.

애플이 모뎀칩을 자체 생산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라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애플은 2019년 인텔의 스마트폰용 모뎀칩 사업부를 10억달러에 인수해 개발 인력 2200명과 지식재산권 1만7000여개를 확보했다. 퀄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대다. 애플이 통신칩 개발에 성공하면 매출이 감소할 확률이 높다. 모뎀칩 시장이 재편되며 퀄컴 점유율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애플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은 “애플은 PC에 쓰이는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데 5~10년이 걸렸다. 모뎀은 더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회사 카나코드지뉴어티 소속 애널리스트 마이크 워클리도 “퀄컴 모뎀칩 기술은 경쟁사 대비 몇 년은 앞서 있다. 애플이 퀄컴 모뎀칩을 자체 칩으로 전환하려면 몇 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애플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애플은 최소 2024년까지 퀄컴 5G 모뎀칩을 사용할 계획이다. 당분간은 애플 관련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

대만에 상장한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TSMC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54%다. 아이폰12에 들어가는 AP 역시 TSMC 작품이다. 맥북에 들어가는 CPU(중앙처리장치) M1도 TSMC가 만든다. 아이폰12 흥행과 더불어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12 외관에 필요한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 중에는 자빌과 코닝이 예의 주시할 만한 기업으로 언급된다. 자빌은 아이폰 보디를 만든다. 연간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율은 20%대다. 2020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영업이익이 직전 회계연도 대비 28.7% 감소하며 실적이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2021 회계연도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두 배 늘었다. 1월 13일 종가는 44.58달러로 지난해 3월 20일 기록한 연중 저점 대비 141% 뛰었다.

코닝은 스마트폰 스크린을 만드는 데 필요한 유리를 생산한다. 아이폰 시리즈,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등에 들어간 ‘고릴라 글래스’가 코닝 작품이다. 아이폰12에도 코닝 제품이 채택됐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3호 (2021.01.20~2021.01.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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