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세일, 지금 장만하면 완전 이득인 아이템은?_선배's 어드바이스 #48
파이널 세일은 어쩌면 슬픈 풍경이다. 디자이너가 영감을 불살라 스케치하고, 모델리스트가 몇 번씩이나 드레이프를 만들고, 동식물이 털과 고치, 열매와 줄기를 희생한 옷들이 모든 걸 체념한 듯 줄지어 걸려 있다. H모처럼 일반 세일을 하지 않는 브랜드 프라이빗 세일이 특히 그런데, 줄까지 서서 초대장을 내밀고 들어간 사람들은 가죽제품이나 스카프 같은 소품 쪽으로 몰려가지 코트, 드레스 쪽은 잘 돌아보지도 않는다. 그렇게 구세주를 잃은 신비로운 색감과 천상의 질감은 극히 일부가 직원 세일이란 최종 심폐 소생술을 거친 후 장렬히 산화한다.
지난해는 팬데믹으로 소매업계에 대재앙이 닥친 해였다. 셀프 미용 기기, 룸 웨어, 반조리 식품처럼 특수를 누린 부문이 있지만, 외출과 관련된 모든 것, 특히 패션과 뷰티 부문은 타격을 입었다. 그리고 이제 지난해를 마무리하는 파이널 세일 주간이다. 수요를 예측하지 못했거나팬데믹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상품들이 최후의 구원을 기다린다. 웬만해선 크게 할인하지 않는 디자이너 브랜드, 프리미엄 브랜드도 남대문 시장 “골라! 골라!” 느낌으로 펼쳐진다. 소비자 입장에선 잘만 고르면 좋은 물건을 최저가에 살 수 있는 ‘득템’의 계절이다.
브랜드 이름보다 중요한 힌트는 소재와 부자재. 버진 울, 캐시미어, 리넨 등 함량이 높고 안감이 있으면 큐프라(cupra)나 비스코스(viscos), 실크 등이며 폴리에스테르는 아닌 것이 좋다. 부자재 역시 뿔이나 자개 소재 등 천연 소재가 들어갔고 확대 컷을 봐서 마감이 정교할수록 신경을 많이 쓴 옷이다. 환불이 안 될 때 지뢰 같은 존재는 오버사이즈 핏. 자칫 표기된 사이즈만 보고 샀다간 두 사이즈 이상 커서 마네킹 같은 체형 아니면 옷 또는 몸이 너무 거대해 보일 수 있다. 탄성 섬유(elastane 또는 spandex로 표기)가 들어간 바지 역시 입으면 쫙 달라붙을 수 있어 주의한다. 반드시 옷의 실측 사이즈를 확인하고 본인 몸 또는 잘 맞는 옷과 비교해 구매를 결정한다.
선글라스는 유행을 굉장히 많이 타고 마진율이 높은 아이템이다. 그렇단 건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기 전 무조건 처분해야 한다는 얘기라서,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60~90% 정도 아주 큰 할인율을 자랑한다. 하지만 얼굴형과 피부 톤에 어울리고 디자인이 고전적이거나 여름에 새로 올 유행에 크게 어긋나지는 않아야 한다. 올해 봄여름 선글라스 유행은 완전히 한 바퀴 돌아온 레트로다. 영화 〈엑스맨〉의 사이클롭스처럼사이버틱하고 ‘절대 따라 하지 말아야 할 ’90년대 스타일’로 회자하던 작은 테, 또는 재클린 케네디가 출판 편집인으로 일했던 ’80년대 거대한 버그아이 스타일이라 지금 조금 과감한 스타일을 사도 된다.
파인 주얼리, 즉 귀금속과 귀보석 주얼리는 소재 자체의 원가 비율이 높아 딱히 세일 기간이란 게 없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14K~18K 금이나 스털링 실버처럼 일상에서 널리 쓰이는 작은 귀금속 주얼리는 브랜드에 따라 약간 세일을 한다. 코스튬 주얼리는 디자인 유행을 많이 타서 할인 폭이 훨씬 크다. 늘 쓸 수 있는 기본적인 디자인, 자기 퍼스널 컬러에 맞는 걸 지금 장만해 두는 게 좋은 방법이다.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하고 큰 희망이 없어선지 메이크업 트렌드도 바뀌었다. 봄에도 아이라인과 그러데이션을 강조한 스모키 메이크업이 등장할 예정이고 파스텔 톤 ‘여리여리’보다 컬러풀하더라도 중간 이상으로 무게 있는 색조가 뜨고 있다. 가을 겨울 컬렉션이어도 본인 피부 톤에 어울리는 아이섀도와 아이라이너, 봄에도 건조는 여전할 테니 촉촉한 립 제품은 사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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