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ESG경영, 선택 아닌 필수 아직도 눈치만 보시나요

2021. 1. 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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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축년이 시작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중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가 “코로나19 이후 재앙은 기후 변화에서 올 것”이라고 전망한 내용이 화제다. 그는 팬데믹으로 5년이 소요될 디지털화 과정이 1년으로 단축됐다고 평가하면서 ‘거대한 창의적 파괴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디지털 혁신으로 초연결된 세계 속에서 인간이 자신 편의를 위해 ‘버퍼(완충장치)’를 제거한 것이 코로나19와 같은 글로벌 위기를 초래했고, 인류는 조만간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는 기존 경제 패러다임의 취약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계층, 산업 간 양극화는 한층 심화됐고, 단기적인 효율성보다는 장기적인 복원력과 지속 가능성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특히 기업 경영이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공급망 붕괴, 사업장 셧다운, 소비자의 가치 평가 기준 변화 등을 경험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ESG 경영은 사회 발전 없이는 기업의 존속과 발전이 이뤄질 수 없다는 인식 아래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한 경영 전략 수립과 지속 가능 경영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돈을 얼마나 벌었나보다는 어떻게 벌었나를 더 중요시하게 됐다.

지난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인 래리 핑크가 “앞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투자 결정 기준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것을 계기로 ESG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ESG는 이미 산업계 화두였고, 자본시장에서도 핵심 투자 원칙이었다.

ESG는 단순한 사회 공헌과는 개념이 다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차원을 넘어 하나의 중요한 평가, 투자 기준으로 고려된다는 점에서 기존 사회 공헌 활동과 구별된다. ESG 경영은 CSR처럼 시혜적, 윤리적 책임 등 기업의 사회에 대한 의무감에서 행해지는 ‘소극적’ 경영이 아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비즈니스 모델 핵심에 두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긍정적 관계를 형성해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는 ‘적극적’ 경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ESG를 관리하지 않으면 재무 성과도 곧장 타격을 받는다. ESG는 새로운 표준이자 생존 전략으로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ESG 경영은 ‘친환경’을 강조하는 바이든 시대 출범 이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이미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ESG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ESG 성과 관리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까지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비재무 정보 공개를 포괄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ESG 경영은 기존 경영 활동에 부분적이고 단순한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다. ESG 본질을 경영 전반에 내재화하는 것이다. 이제 기업들이 경영 현황을 ESG 관점에서 재평가한 후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 능동적으로 실천해야 할 시점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3호 (2021.01.20~2021.01.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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