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인민회의 열고 경제발전 방점..김정은 불참 (종합)
올해 경제 예산 0.6%↑..국방은 전년과 동일
북한이 1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국가경제발전5개년계획 수행에 필요한 조직, 입법, 예산 차원의 조치를 단행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가 17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남쪽의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으로, 통상 연 1회 정기회의를 열어 헌법과 법률 개정, 주요 국가기구 인사, 예산안 승인 등 역할을 한다.
이날 회의를 통해 경제 정책을 이끌어가는 내각 구성원이 상당수 교체됐다.
부총리 8명 가운데 박정근, 전현철, 김성룡, 리성학, 박훈, 주철규 등 6명이 새로 이름을 올렸고, 국가계획위원장에는 김일철 대신 박정근이 임명됐다. 화학공업상(장관)은 마종선, 전력공업상은 김유일, 채취공업상은 김철수, 경공업상은 장경일이 맡았다.
농업상은 주철규가 부총리와 겸직하고 철도상은 장춘성, 자원개발상은 김충성, 대외경제상 윤정호, 재정상 고정범, 체신상 주용일, 건설건재공업상 서종진, 내각사무장 김금철, 노동상 진금송, 도시경영상 임경재, 상업상 박혁철, 국가건설감독상 리혁권,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교육위원회 고등교육상 리국철, 보건상 최경철, 문화상 승정규, 중앙은행 총재 채성학, 중앙통계국장 리철산, 중앙검찰소장 우상철로 교체됐다.
이는 그간 경제분야에서 성과가 없었던 점에 대한 책임을 묻고 쇄신을 시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덕훈 총리는 내각 사업 보고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 내각의 사업에서는 심중한 결함들이 나타났다"며 "전력생산목표를 수행하지 못한 것을 비롯해 인민경제 거의 모든 부문에서 5개년 전략수행 기간 내세웠던 주요경제지표들의 목표를 미달했다"고 지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내각 구성과 관련해 세대 교체가 이뤄진 것이 특징"이라며 "김정은 총비서가 강조한 바대로 실무능력, 전문성을 가진 테크노크라트들의 중용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무위원회 위원 개편 관련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국무위원회는 김정은 위원장과 최룡해 제1부위원장, 박봉주 부위원장에 위원 11명으로 구성됐는데, 8차 당대회에서 박봉주가 은퇴하고 당시 총리였던 김재룡과 리만건·김형준 당 부위원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김정호 인민보안상(현 사회안전상) 등 최소 5인 이상 현직에서 물러났다.
다만 교체된 후임자들이 국무위원에 재선했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임 교수는 "국가주석제 도입, 국무위원회 개편 등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듯하다"며 "일단 모든 역량을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목표 달성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해 예산 결산과 함께 올해 예산도 편성했다.
올해 국가예산지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으며, 경제 분야 예산을 0.6% 늘렸다. 금속공업과 화학공업 투자에 집중하고 기간공업과 농업, 경공업 예산을 0.9% 확대했다. 과학기술 부문 예산은 1.6% 늘렸다.
또 국방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규모인 지출 총액의 15.9%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국가 예산 보고를 통해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해 사회주의 건설의 활로를 열어나가기 위한 우리 인민의 투쟁을 군사적으로 담보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회의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가 참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용원 당 비서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는 하루 만에 폐막했다.
통신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회의는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의 이념을 깊이 새기고 당 제8차대회 결정관철에 한사람같이 떨쳐일어나 국가사회제도를 더욱 공고발전시키며 사회주의위업의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우리 인민의 역사적 진군을 가속화하는데서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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