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용on리버풀] 파비뉴와 티아고 덕분에 버틴 노스웨스트 더비

김정용 기자 2021. 1. 1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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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고 알칸타라(리버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리버풀이 맨체스터유나이티드보다 슛을 두 배나 했지만 딱히 이길 만한 경기는 아니었다. 리버풀 공격진의 비효율은 고스란히 후방의 부담으로 이어졌고, 수비형 미드필더 티아고 알칸타라와 센터백 파비뉴가 아니었다면 패배할 수도 있었다.


18일(한국시간) 영국의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에서 맨유와 리버풀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앞선 17라운드 당시 1위였던 맨유, 2위였던 리버풀의 '선두 결정' 경기였다. 맨유가 1위를 지켰고, 리버풀은 3위로 밀렸다.


리버풀은 전반전을 완전히 지배했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점차 밀렸다. 전반 슛 횟수는 9 대 1로 압도했지만 후반에는 8 대 7로 비슷했다. 특히 후반 유효 슛은 2 대 4로 리버풀이 더 적었다. 경기를 통틀어 수비수 몸에 맞힌 슛은 리버풀이 무려 8회인 반면 맨유는 3회에 불과했다. 그만큼 리버풀 공격은 뻔한 상황에서 수비수가 저지하기 쉬웠고, 맨유는 횟수가 적은 대신 위협적인 속공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모든 포지션에 걸쳐 부상에 시달리는 리버풀은 이날 수비 조합을 조금 바꿨다. 후보 센터백 리스 윌리엄스와 너새니얼 필립스를 믿지 못해 원래 미드필더인 파비뉴, 조던 헨더슨 조합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런데 지난 17라운드에서 사우샘프턴 상대로 왼쪽에 파비뉴, 오른쪽에 헨더슨을 배치했던 리버풀은 두 센터백의 위치를 바꿨다.


파비뉴가 센터백 중에서도 오른쪽에 가면서 수비가 그나마 안정됐다. 과거 조합대로라면 초보 센터백인 헨더슨, 최근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나란히 배치되기 때문에 서로 커버 플레이를 해 주기 힘들었다. 이 문제가 사우샘프턴전 실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반면 맨유전에서 알렉산더아놀드는 파비뉴의 지원을 받으며 별 흠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알렉산더아놀드의 패스 성공률 81%는 평소보다 조금이나마 높았다.


파비뉴의 압도적인 수비 존재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버질 판다이크가 장기 부상으로 아예 빠지고 조 고메스, 조엘 마티프도 오래 이탈하면서 신뢰할 만한 센터백이 파비뉴 한 명 남았다. 파비뉴는 이날도 가로채기 4회를 기록했고, 공 탈취는 2회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드리블에 뚫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패스 성공률은 선발 필드 플레이어 중 최고인 93%였다.


티아고 알칸타라의 존재감도 컸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티아고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하고, 빌드업과 수비 두 측면에서 모두 중책을 맡겼다. 티아고는 두 팀 통틀어 가장 오래 공을 다뤘는데 개인 점유율이 8.9%나 됐다.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는 경기 공동 최다 기록인 2회였다. 후반에 팀 공격이 답답해지자 과감하게 전진해 연거푸 슛을 날렸는데 그 중 하나는 선방에 막힌 중거리슛이었다. 가로채기가 경기 최다인 7회, 공 탈취는 3회 기록하며 수비적으로도 좋은 기록을 남겼다. 파비뉴와 티아고가 잘 받쳐 준 덕분에 생소한 포지션에 놓인 주장 헨더슨이 한층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리버풀은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인데도 최근 경기를 보면 짠내가 난다. 원래 강팀치고 얇았던 선수층이 핵심 자원의 부상으로 더 타격을 입었고, 현재 주전급 선수들은 포지션을 옮겨서 뛰어야 하거나 혹사에 가까운 체력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사디오 마네, 모하메드 살라, 호베르투 피르미누로 구성된 스리톱은 쓸만한 대체 요원이 전무하기 때문에 매 경기 풀타임에 가까운 경기를 치러야 한다.


리버풀은 최근 4경기에서 단 1득점에 그치며 3무 1패를 당했다. 연패를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빈공이지만, 리버풀은 급조한 수비진이 버티고 티아고가 최대한 주도권을 확보해 준 덕분에 맨유 상대로 버틸 수 있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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