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참 못된 조선일보, 가짜뉴스 조작 그만"
[최경준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짜뉴스'로 지목한 TV조선 보도 화면. 17일 오후, 애초 <이재명, 돌연 회견취소… “대통령 회견 때문에 연기, 당 의식 안 해”>였던 'TV조선’ 보도 온라인판 제목이 이재명 지사의 비판 글 게재 후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돌연' 바뀌었다. 이 보도에 이재명 지사의 발언은 전혀 없었고, 자막에 경기도 관계자의 발언만 등장했다. ( TV조선 온라인판 화면 캡쳐) |
ⓒ TV조선웹사이트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TV조선' 보도에 대해 "조선일보가 또 제 발언을 조작했다"며 "이번 조작기사는 당원을 가장한 분열세력의 갈라치기 소재로 악용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오후 'TV조선' <뉴스7>은 이재명 지사가 코로나19 경제방역 차원에서 모든 경기도민에게 1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는 방안을 18일 발표할 예정이었다가 취소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TV조선'은 이재명 지사가 기자회견을 취소한 이유에 대해 "여권 일각에선 당내 비판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경기도는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의 온라인판 제목은 <이재명, 돌연 회견취소… "대통령 회견 때문에 연기, 당 의식 안 해">였다. 기자회견을 취소한 이재명 지사가 "당 의식 안 해"라고 말한 것처럼 읽힌다. 마치 이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내 의견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보도 어디에도 이재명 지사의 발언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보도 중간에 <경기도 관계자 "민주당 비판 의식한 것 아냐">라는 자막이 화면에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유치한 가짜뉴스 조작"... 제목 바꾼 TV조선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 못된 조선일보... 뉴스조작 그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저는 경기도 재난기본소득과 관련해 '당 의식 안 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며칠 전 조선일보가 특정인의 구체적 발언을 인용할 때 사용하는 겹따옴표로 저의 발언을 조작하므로 구체적으로 지적했는데도, 또 제 발언을 조작했다"면서 "아마도 조선일보의 이번 조작기사는 당원을 가장한 분열세력의 갈라치기 소재로 악용될 것이고 조선일보 역시 그와 같은 기대로 조작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이어 "이런 사례가 쌓이고 쌓여 고의적 가짜뉴스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징벌배상을 요구하는 여론이 생긴 것"이라며 "조선일보는 유치한 가짜뉴스 조작, 이제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가 비판 글을 올린 지 2시간도 지나지 않아 'TV조선'은 문제가 된 보도 온라인판 제목을 <이재명, 18일 재난소득 기자회견 취소... 李측 "대통령 회견 겹쳐 연기, 지급할 것">이라고 '돌연' 바꾸었다.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당정협의에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특히 이재명 지사는 "내일(18일) 예정했던 재난지원금 관련 기자회견 취소는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당연한 존중의 결과"라며 "또한 경기도의 기자회견 일정이 확정된 후 공개된 문재인 대통령님의 신년기자회견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논의에 따라 합리적인 당론이 정해지면 경기도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도 했다.
"재난기본소득 당내 논쟁이 갈등으로 왜곡... '갈라치기' 성공 못 해"
이재명 지사는 특히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을 둘러싼 당원 간 당내 논쟁이 갈등으로 왜곡되고 있다"고 우려한 뒤, "이 때문에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당에 지방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 방식, 대상, 시기 등에 대한 당의 공식입장을 요청했고, 당 지도부에서 이를 받아들여 신속히 입장을 정리해주시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이어 "저는 이러한 과정이 정치와 정당의 본질이며 자연스러운 민주적 절차라 생각한다"면서 "우리 당원과 국민들께서 현명하고 깨어 행동하시기 때문에, 당내 정책 경쟁과 당원 간 토론을 분열과 갈등으로 규정하고 '갈라치기'하는 어떤 정략적 시도도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모든 경기도민에게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 방역 혼선 등을 이유로 비판이 제기됐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소비 진작을 위한 재난지원은 방역의 고비를 어느 정도 넘어 사회적 활동을 크게 풀어도 되는 시점에 집행하자는 게 민주당과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라며 "방역 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성급한 정책은 자칫 국가방역망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반대했다.
그러자 이재명 지사는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편 지원을 하면 그 돈을 쓰러 철부지처럼 몰려다니리라 생각하는 자체가 국민 의식 수준을 너무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다음날 김 최고위원은 "코로나 때문에 야당의 정치공세를 감당하는 것도 머리가 아픈데 같은 당에서 그렇게 정치적으로 공격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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