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의 #웰니스

2021. 1. 1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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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산책, '홈트' 모두 나만의 방법을 찾았다.
「 한 달, 5분의 달리기 」
2013년 ‘달리기’에 푹 빠진 후 ‘세계 최고의 달리기’를 경험하고 싶어 케냐에 다녀왔다. 그 뒤로 ‘마인드풀 러닝 스쿨’(@mindfulrunningschool)에서 온·오프라인 수업을 운영하며 많은 사람들과 러닝 챌린지를 함께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30일 5분 마인드풀 러닝 도전’이다. 올초 달리기가 버겁게 느껴지는 ‘런태기’가 왔을 때 지속적으로 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일단 매일 나가서 15분만 달리자’는 마음을 따라간 적 있다. 그 작은 도전이 몸과 마음의 번아웃에서 나를 꺼내줬다. ‘5분 마인드풀 러닝’의 핵심은 ‘5분 달려서 무슨 효과가 있겠어?’ 하는 의심과 회의를 버리는 것이다. 나 역시 목표를 위한 계획에 집중하기보단 ‘일단 문 밖으로 나가는 것’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인지시키는 과정이 필요했다. ‘서두르는 것에는 축복이 없다’는 케냐 러너들의 말을 되새기며 무조건 식사 전에 뛰러 나간다는 나만의 규칙도 만들었다. ‘식사’는 매일 반복되는 루틴이기 때문에 그 전에 달린다는 규칙을 정하면 잊을 염려가 없으니까. 매일 딱 5분간 속도와 기록, 거리에 상관없이 ‘달리는 움직임’ 자체에 집중해 달리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 자유로움을 다시 느꼈다. 또 달리면서 내 감정을 돌보는 방법도 다시 알게 됐다. 그러니 꾸준히 달리는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달려보길. 달리기가 삶에 ‘+’를 주는 일상의 기술이 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우(마인드풀 러닝 코치, 책 〈마인드풀 러닝〉 저자)
「 여자끼리만 하는 운동 」
집 근처 소규모 짐에서 PT를 시작한 지 반년이 넘어가던 여름 즈음, 혼자 하는 운동에 약간의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여성 크로스피터인 샤크(이윤주) 코치가 여자들끼리만 하는 근력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친구 두 명과 함께 일회성으로 수업을 들었다. 결과는 대만족! 6~8명 정도의 사람들과 함께 짜여진 운동을 하다 보니 내 안에 존재하는 줄 몰랐던 호승심이 불타올랐고, 실력을 보다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도 있었다. 빼빼 말라 보이던 옆 사람의 엄청난 팔 근육과 지구력을 보기도 하고, 잘못된 습관으로 특정 신체 부위 운동은 조심스러워하는 사람을 보면서 타인의 몸이 가진 각각의 사정에 대해서도 좀 더 상상하게 됐다. 무엇보다 운동하다가 내 상의가 말려 올라가면 괜히 옷을 내려주고 ‘누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예쁘게 하라’는 말을 가끔 하던 PT 선생님과 달리 20대부터 40대까지, 여자들끼리만 모여 어떻게 보일지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선사하는 해방감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일주일에 한 번 수업하는 월 등록 수업을 5개월 넘게 이어오고 있는 이유. 지금은 휴관 상태지만 빨리 거리두기 2.5단계가 잘 마무리되고 운동의 일상으로 돌아가길 고대한다.

이마루(〈엘르〉 피처 에디터)

「 매일 산책 」
지난여름부터 가을까지 동네 뒷산에서 야생 버섯의 세계를 탐사했다. 코로나로 발이 묶인 차 ‘우울하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라’는 글을 보고 집 근처 산을 올랐다가 아름다운 야생 버섯의 매력에 빠진 것. 그날 이후 어제 봤던 버섯은 얼마나 자랐는지, 오늘은 또 어떤 새로운 버섯을 발견하게 될지 궁금해서 산으로 향했다. 해가 일찍 뜨는 6~8월엔 전날 밤 미리 챙겨둔 등산복을 입고 새벽 6시쯤 집을 나섰다. 눈에 들어오는 버섯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야생버섯도감〉을 구입하고, 국립산림청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숲속의 독버섯〉을 보면서 공부했다. 버섯 동호회에도 가입하고 야생 버섯 탐사 프로그램을 신청하기도 했다. 핀란드 사람들이 여름마다 숲에서 왜 버섯 채집을 즐기는지 알 것 같았다. 매일 해가 뜨는 걸 보고, 신선한 공기와 햇빛을 쬐니 몸도 정신도 건강해졌다.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손가락만 한 버섯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순간엔 사방이 고요해지고 잡념이 사라지면서 명상을 하는 기분도 들었다. 뒷산을 내 정원처럼 누비면서 마음이 풍요로워졌다. 버섯은 초여름부터 늦가을 사이에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잠시 중단했지만, 올여름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그땐 나무 아래, 흙 속 구석구석에 널려 있는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도 함께 해볼 생각이다. 산책에 자기만의 놀이 혹은 의미를 부여하면 더 이상 밖으로 나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함희선(여행 기자)
「 나만의 ‘홈트’ 방식 찾기 」
3년 째 PT를 받고 있는 ‘운동인’으로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전처럼 운동을 못하니 몸이 빠르게 나빠지는 게 느껴졌다. 집에서 ‘홈트’하려고 마음만 먹은 채 미루기를 며칠째. 이대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링 피트 어드벤처’(이하 링 피트)를 시작했다. 닌텐도 스위치에 포함된 소프트웨어인데 ‘링콘’이라는 원형 컨트롤러가 운동 기구 역할을 하는 ‘게임+홈트’라고 이해하면 쉽다. 플레이어가 게임 스토리를 따라 걷거나 달리면서 팔, 배, 다리, 요가 등 40가지 ‘피트 스킬’로 적을 공격하고 단계를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일 아침 30분 일찍 일어나 무조건 링 피트 한 판을 한 뒤, 씻고 일을 시작하는 루틴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게임하기 전 방을 치워야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항상 방에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두고, 방문에 큰 달력을 붙여 매일 하나씩 날짜를 지워 나갔다. 정말 하기 싫은 날엔 스스로 발행한 ‘오늘은 쉽니다’ 쿠폰을 쓰는 등 소소한 이벤트를 만들어 자신을 달래기도 한다. 거리 두기 이후 운동을 게을리하면서 하루 도보량이 3000보 이하로 줄어들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숨이 찼는데 링 피트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다 보니 몸 상태가 확실히 좋아졌다. 링 피트에 집 안에서 층간 소음을 내지 않고 조용히 달리는 ‘사일런스 조깅’이라는 모드가 있는데, 그걸 하다 보니 마음껏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코로나가 종식되면 진짜 세계에서 달리며 10km 마라톤에 도전해 보고 싶다. 김소현(위시컴퍼니 브랜드전략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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