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에 살해된 8살딸..아빠 "못지켜줘 미안해" 극단 선택

이가영 2021. 1. 1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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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딸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어머니(44)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딸을 살해한 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어머니가 17일 구속됐다. 아버지는 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지난 15일 오후 10시 30분쯤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A씨(46)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17일 밝혔다.

A씨와 사실혼 관계였던 B씨(44)는 이로부터 약 7시간 전인 15일 오후 3시 27분쯤 딸인 C양(8)과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아이가 죽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간 집 안에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B씨가 화장실에 누워 있었고, 딸은 이미 일주일 전 숨진 상태였다.

A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고, 집으로 돌아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딸이 사망한 데 대한 죄책감과 “가족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담겼다.

B씨는 10여 년 전 남편과 자녀들 두고 집을 나와 인천의 현 거주지에서 A씨와 생활하면서 2013년 딸을 출산했다. 하지만 남편과 법적으로 이혼한 상태가 아니었기에 서류상 문제로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다. 그러다 최근 A씨와도 이별을 하게 되자 배신감 등 정신적 충격과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로 힘든 상황에서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며 “출생신고를 하지 못해 학교에 못 보냈지만 3월에는 입학시킬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 B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특별한 직업은 없었다고 한다.

경찰은 C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고, B씨를 상대로 정확한 살해 동기 및 경위를 조사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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