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체미는 왜 감전·점화를 들었을까

윤민섭 2021. 1. 1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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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 기아 '쇼메이커' 허수는 지난 15일 T1과의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2, 3세트에 조이를 골라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캐니언' 김건부는 15일 '코라이즌'과의 인터뷰에서 "(허수가) 원래는 봉풀주와 순간이동을 들고 조이를 한다. 그런데 2세트 땐 점화와 감전을 들고 '상대를 죽여버리겠다'며 자신감을 줘서 편하게 게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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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게임즈 제공

담원 기아 ‘쇼메이커’ 허수는 지난 15일 T1과의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2, 3세트에 조이를 골라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3세트 땐 핵심 룬으로 ‘봉인 풀린 주문서(봉풀주)’를, 소환사 주문으로 ‘순간이동’을 선택했다. 하지만 2세트 땐 ‘감전’과 ‘점화’를 골랐다.

허수는 자신만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이론이 탄탄한 선수다. 한 번의 스킬 사용법을 놓고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이날은 2, 3세트 모두 조이 대 아지르 매치업이 나왔다. 허수는 왜 2세트 때만 점화·감전 조이를 선택했을까?

‘캐니언’ 김건부는 15일 ‘코라이즌’과의 인터뷰에서 “(허수가) 원래는 봉풀주와 순간이동을 들고 조이를 한다. 그런데 2세트 땐 점화와 감전을 들고 ‘상대를 죽여버리겠다’며 자신감을 줘서 편하게 게임했다”고 말했다.

그 말은 농담 반 진담 반이었다. 허수는 17일 국민일보와 화상 인터뷰에서 “‘상대를 죽여버리겠다’는 말은 장난이었다”며 “사실은 (감전과 점화를 고른 것은)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T1 정글러인 ‘엘림’ 최엘림의 챔피언 선택과 그의 성향을 고려해 감전·점화를 골랐다고 밝혔다.

그는 최엘림이 앞선 한화생명e스포츠전 1세트에서 ‘점멸’ 대신 ‘유체화’를 고르고 ‘명석함의 아이오니아 장화(쿨감신)’를 빠르게 샀던 걸 기억하고 있었다. 이날 자신들 상대로도 같은 빌드를 탈 것을 예상했다.

올라프는 초반에 강력하고, 정글링이 빠르며 안정적이다. 최근 LCK 정글러들은 올라프의 장점을 활용해 드래곤이 협곡에 등장하자마자 사냥하는 ‘5분 칼용’ 전략을 자주 사용한다. 올라프가 5분경에 워낙 세 상대 팀으로선 이를 알고도 저지하기가 어렵다. 허수는 T1과 최엘림의 5분 칼용 전략을 막고자 점화와 감전을 들었다.

“올라프를 압박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엘림’ 선수가 저번 경기에서 유체화·쿨감신 올라프를 하더라. 요즘엔 올라프가 5분에 칼용을 치는데, 보통 이때 6레벨이 안 된다. 유체화 올라프로는 (조이를 마주쳤을 때) 도망가기가 어렵다. 감전 조이가 올라프한테 점화를 쓰면 ‘광포한 공격(W)’을 통한 체력 흡혈도 안 된다. 그 경기에서 올라프를 잡진 않았지만, 올라프가 드래곤을 사냥하다가 뺐을 거다. 저희가 의도했던 플레이다.”

2021 LCK 스프링 시즌 중계 화면 갈무리

실제로 이날 T1은 6분경 드래곤 사냥을 시도했다. 최엘림이 먼저 드래곤 근처 시야를 장악했고, 바텀 듀오가 라인을 쭉 밀어 넣은 뒤 합류했다. 이를 눈치챈 허수 역시 미드라인을 푸시한 뒤 드래곤 둥지로 향했다. ‘쉽게 드래곤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한 셈이었다. 이때 최엘림의 레벨은 5였다. 궁극기 ‘라그나로크’를 아직 익히지 못한 타이밍이었다. 빠르게 전황을 읽은 T1 3인방은 드래곤 사냥을 포기했다.

여기에 ‘페이커’ 이상혁(아지르) 상대로 라인전 우위를 점하겠단 의도도 있었다. 허수는 “옛날엔 선수들이 조이를 상대할 때 ‘정화’를 들었다. 그런데 요즘엔 순간이동을 든다”면서 “아지르가 순간이동을 들 거로 예측하고 (이상혁 상대로) 초반 압박을 하기 위해 감전과 점화를 골랐다”고 말했다.

허수는 이날 맹활약을 펼쳐 ‘플레이어 오브 게임(POG)’으로 선정됐다. 그는 “조이로 강한 임팩트를 남긴 게 T1전의 최대 성과 같다”며 자신의 활약을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조이는 불리한 게임을 풀어나가기 어려운 챔피언이다. 불리한 게임에서 변수를 만들어내고, 역전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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