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두려운 택배기사 위해 나선 시민들 "늦어도 괜찮아요"

이가영 2021. 1. 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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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님을 응원하는 시민모임(택시모)이 진행 중인 ‘#늦어도_괜찮아요:스티커 캠페인’. [사진 택시모]

설 연휴가 다가올수록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평상시보다 배로 늘어난 물량에 죽음까지 걱정해야 하는 택배기사들이다. 이들의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이 나섰다.

택배기사님을 응원하는 시민모임(택시모)은 ‘#늦어도_괜찮아요:스티커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늦어도 괜찮아요’ ‘택배기사님의 건강과 안전을 기원합니다’ ‘안전한 배송 YES! 빠른 배송 NO!’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와 종이테이프를 자신이 보낼 택배 상자에 붙이는 프로젝트다.

네이버 해피빈 펀딩을 통해 5000원부터 참여할 수 있다. 지난 8일 시작한 캠페인은 10일 만에 목표치 5배가 넘는 모금액을 달성했다. 수익금은 전액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에 기부된다.

전국택배노동조합과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5일 서울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는 현재진행형,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살고 싶다 사회적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잇따르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지난해 10월 택배회사들은 ‘과로사 방지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택배노조는 “이후로도 택배 노동자 1명이 과로사하고 4명이 과로로 쓰러졌다”며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설 특수기에 진입하면 과로로 인한 택배 노동자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택시모는 제도가 바뀌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시민들의 생각 변화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모였다. 택시모를 이끄는 구본기 경제연구소 구본기 소장은 중앙일보에 “시민이 직접 제도 정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요구할 수는 있지 않으냐”며 “우리가 이렇게 택배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원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택시모도 이렇게나 많은 시민이 관심 가질 거라고 생각지는 못했다고 한다. 구 소장은 “다른 시민들 역시 저희처럼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에 마음 아파하고 있다는 방증이라 생각한다”며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에 두 손 무겁게 기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택시모에서 활동하는 이조은 참여연대 선임감사는 “택배기사의 과로를 막기 위한 과제가 아직 많다”며 “관심을 보내주신 시민들을 위한 보고회를 기획 중이니 지속해서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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