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100분 기자회견서 받을 질문은? 사면·부동산이 관전 포인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5년 차 국정 운영 구상을 밝힌다. 기자회견은 오전 10시부터 약 100분간 진행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최초로 온·오프라인 형식으로 열린다. 기자 20명만 기자회견장에 머물고, 나머지 100명은 화상으로 참석하는 방식이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부동산 가격 폭등을 포함한 국정 전반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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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사면
가장 큰 관심사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문 대통령 입장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내려진 지난 14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마자 사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신년 기자회견에서 어차피 (언론이) 사면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않겠냐”며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17일 “사면에 대해서는 내일(18일) 직접 문 대통령의 답변을 들으라”며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으로 시작된 사면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하지만 여권에선 문 대통령이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며 원론적인 수준으로 답변할 것이란 관측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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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부동산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선 부동산 문제에 자신감을 보였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지금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안정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 직전 신년사에선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은 외려 악화했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아파트값은 전국이 9.65%, 서울이 13.06% 올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 56.2%(중위가격 기준) 상승했다.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율(29%)을 차지하는 것이 부동산 정책이 됐다. (한국갤럽, 지난 12~14일)
여권 관계자는 “올 신년사 정도의 발언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부동산 문제와 관련, 사실상 첫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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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불통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는 6회에 불과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150여 회, 이명박 전 대통령 20회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5회)과 비슷한 수준이다. ‘불통 대통령’이라는 비판이 커진 만큼 관련 질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고조되던 때에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추 장관 뒤로 숨었다”는 비판이 야당에서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이 윤 총장 징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받아들인 뒤에야 문 대통령은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번 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추·윤 갈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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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북한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 상태인 남북 관계 해법에 대한 질문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년사에서 남북간 교류협력의 당위성, 남북미 대화 의지 등 원론적인 수준에서만 입장을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앞서 지난 9일 공개된 노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문 대통령이 제시해온 방역협력 등에 대해 “비본질적인 문제”라고 일축했었다. 이런 북한의 반응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본인의 생각을 직접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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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코로나19
다음 달 말부터 접종이 시작되는 코로나19 백신도 관심 많은 현안이다. 지난해 말 다른 국가보다 백신 확보에 늦어지면서 정부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거나, 접종이 늦어질 것이라는 염려가 일각에 있다”고 언급하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부터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 계획 보고를 받았다. 기자회견에서 백신 접종 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선 전 국민에게 백신을 무료접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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