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도 출마..'안·오·나' 포함 10명, 21일 단일화 첫 분수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1년 서울시장직을 던진 이후 10년 만의 재도전이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출마선언을 통해 “서울이 멈추면 곧 대한민국이 멈춘다”며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2022년 정권교체의 소명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실패가 피와 땀으로 일군 대한민국의 실패, 국민 모두의 실패가 되게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의 강점으로 ‘재선 서울시장’으로서의 행정 경험을 내세웠다. 그는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시장이 일할 시간은 1년도 채 되지 않는다”며 “당선 다음 날 당장 시정을 진두지휘할 노련한 시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10년 전 시장직을 중도 사퇴한 데 대해선 “서울시민과 당에 큰 빚을 졌다”고 사과했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11년 서울시의회가 제정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강행했다. 그러나 참여율이 투표함을 열 수 있는 조건(투표율 33.3%)에도 못 미치는 25.7%를 기록하자 그는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곧장 시장직을 사퇴했다.
오 전 시장은 최근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조건부 출사표’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지난 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입당 또는 합당이 불발되면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세상에 이런 출마 선언이 어딨느냐”는 쓴소리를 들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유감스럽게도 이제 사전 통합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당원 동지 여러분과 저의 출마를 바라는 분들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출마 선언 장소로 서울 강북구 번동에 위치한 ‘북서울 꿈의 숲’을 선택했다. 이곳은 자신이 시장 재직 당시 조성한 시민공원이다. 오 전 시장은 “북서울 숲 개장은 당시 주민들도 만족스러워했다. 자랑스러운 강북 지역의 업적 중 하나”라며 “뒤를 보면 장위 뉴타운이 보이는데 잘 되던 뉴타운이 박원순 전 시장의 재개발, 재건축 억제하는 정책으로 중단돼 그 모습 그대로 머물러 있다. 전임 시장 실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위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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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단일화 1차 분수령
오 전 시장의 출마에 야권 유력 주자 중 한명인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도대체 왜, 어떻게 그렇게 출마 선언을 하셨는지 잘 모르겠다. 10년 동안 서울은 많이 변했다”며 “서울이 대권 (도전)의 디딤돌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의 ‘조건부 출사표’와 10년 전 시장직 사퇴를 동시에 꼬집은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많은 야권 후보가 경쟁하는 건 바람직하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야권 승리 기반을 닦는 데 함께하는 동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의 출마 선언으로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후보는 10명으로 늘었다. 지난주 출마선언을 한 나 전 의원을 비롯해 김선동ㆍ오신환ㆍ이종구ㆍ이혜훈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또 당 밖에선 안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서울시장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정치권에선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측과 안 대표 등과의 야권 단일화 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문제는 시기다. 국민의힘에선 경선 후보 등록일 마감일인 오는 21일을 단일화 1차 분수령으로 지목한다. 국민의힘의 한 공천관리위원은 “21일까지 안 대표가 입당 및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치지 않으면 3월 이전 단일화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 역시 국민의힘으로의 입당, 또는 당 대 당 합당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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