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전문가도 헛갈리는 北SLBM "한·일 위협..역량은 의문"
"북극성-3, 4형과 유사..초보적 개발 단계"
"무기 동시다발 개발 무리..10~20년 걸려"
북한이 지난 14일 8차 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선보인 것과 관련해 서방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협상용으로 실제 역량은 의문이지만, 한국ㆍ일본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신형 SLBM은 주로 한국ㆍ일본에 위협이 되고, 잠재적으로는 괌과 오키나와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남북 대화를 계속하기 위한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대남 메시지로 보인다"며 "미국에는 직접적인 위협은 가하지 않으면서 관심을 집중하길 바란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는 견해도 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미사일방어 분야 선임연구원인 마이클 엘만은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 기고문(15일)에서 "북한은 화성 계열 장거리 미사일은 물론, 당 대회에서 논의된 고체연료 ICBM이나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hypersonic glide vehicles) 실물 모형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김정은은 북한의 지상 발사 전술 미사일과 대형 SLBM을 선보이는 것에 만족한 것 같다"고 했다.
또 신형 SLBM으로 추정되는 북극성-5ㅅ에 대해선 소식통을 인용해 "2019년 공개한 북극성-3, 지난해 10월 당 창건 기념 열병식 때 공개한 북극성-4ㅅ과 크기가 거의 비슷하다"면서 "이런 차원적 유사성은 북한이 차세대 SLBM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설계를 아직 마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북극성-5ㅅ은 초보적인 단계로 동해를 중심으로 괌까지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3000㎞로 추정된다"고 예상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도 VOA와 인터뷰에서 "북극성-5ㅅ이 북극성-3, 4형과 어떤 차이가 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탄두를 싣는 부분(payload)이 조금 길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화성-3형 또는 2형을 기반으로 한 설계에서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미사일을 잠수함에 탑재하지 않더라도 북극성-2처럼 지상 발사 미사일로 개조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했다.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각종 전략ㆍ전술 무기를 열거한 것이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한 위장이란 분석도 잇따른다. 이언 윌리엄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VOA에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종류가 너무 많고 다 개발하기도 어렵다"며 "아마 10~20년 정도 걸릴 장기적 야심"이라고 평가했다.
또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에 대해선 "인도도 개발하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핵 추진 잠수함은 '원자로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가 관건으로 얼마나 작고 안전하게 만드느냐가 핵심인데 이 역시 매우 어려운 과정"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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