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단'의 역습..민트초코에 빠진 식품업계

나건웅 2021. 1. 1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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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 치약을 왜 사 먹냐.”

민트초코 맛을 좋아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면 되돌아오는 핀잔이다. 민트초코 마니아, 이른바 ‘민초단’은 오랜 기간 설움을 겪어왔다. 일반 음식에서는 보기 드문 연초록 빛깔에 콧속을 ‘화하게’ 만드는 얼얼한 박하향. 호불호가 갈리는 이색적인 맛 탓에 민트초코는 ‘괴식’쯤으로 치부돼왔다.

하지만 요즘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음지에서 숨죽이며 힘을 길러온 ‘민초단’이 기어이 대세로 떠오른 모습이다. 이들은 ‘민트초코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구호를 앞세워 SNS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MZ세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민트초코 맛이 인기를 끌면서 디저트는 물론 각종 음료와 소스까지, 식품업계에 ‘민초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민초단의 막강한 파워를 보여준 사건 하나. 지난 1월 9일부터 15일까지 배스킨라빈스에 ‘민트 초콜릿 칩’ 아이스크림 출하가 중단됐다. 민트초코 인기가 치솟으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9~12월 민트 초콜릿 칩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9월 기준 민트 초콜릿 칩은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판매량 순위에서 ‘엄마는 외계인’ ‘아몬드 봉봉’에 이어 3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민초 열풍은 편의점도 강타했다. 편의점 3사가 지난해 민트초코 관련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CU는 12.1%, GS25는 30.3%, 세븐일레븐에서는 무려 41.9%나 증가했다. 편의점에서는 커피, 초콜릿, 껌, 젤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민트초코 맛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덴마크 민트초코우유, 페퍼민트 밀크티, 콜드브루 민트라떼, 허쉬초콜릿 민트맛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CU는 최근 민초단 방문이 유독 더 잦은 편의점이다. 배스킨라빈스 민트초콜릿칩 판매가 중단되자 CU의 자체 PB상품 아이스크림인 ‘민트초코바’를 대체재로 찾는 민초단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민초단 입맛을 노린 식품이 계속 쏟아지는 중이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1월 스틱형 ‘카누 민트초코라떼’를 선보였고 롯데제과는 2017년 생산을 중단했던 ‘후레쉬민트’를 3년 만에 재생산, 최근 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민트초코 맛 음식만 개발해 따로 판매하는 ‘민초단’이라는 온라인 몰도 생겼을 정도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민트초코를 둘러싼 논쟁이 하나의 놀이 문화처럼 확산되면서 민트초코 맛 마케팅 효과가 엄청나다. 이미 소수가 즐기는 맛을 넘어 대세로 떠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나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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