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 어머니, 저 알아보라고요" 美의회 한복 등원한 순자씨

고석현 입력 2021. 1. 16. 18:29 수정 2021. 1. 1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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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여성 첫 하원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
한국계 미국인 여성으로 처음으로 미국 연방 하원에 입성한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 의원이 지난 3일 한복을 입고 취임식에 등원했다. [스트릭랜드 의원 트위터 캡처]

"한복요? 관심을 끌기 위한 게 아니라 어머니 때문이에요. 어머니가 저를 알아보기 쉽게 하려고요."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 하원 취임·개원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주목 받은 메릴린 스트릭랜드(58·한국명 순자, 민주당) 의원은 첫 등원 복장으로 한복을 선택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취임식에 붉은색 저고리에 짙은 푸른색 치마 차림으로 참석해 미 언론에서 화제가 됐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한국계 미국인 여성으로 처음으로 연방 하원에 입성한 인물이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14일 한인 유권자 온라인 후원회에서 구순의 어머니 김인민씨가 TV로 취임식 장면을 시청하기로 했는데, 자신의 모습을 쉽게 알아보도록 돕고자 한복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동료 의원들이 어두운 정장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머니가 보기 쉽도록 한복을 선택했다"며 "미국인 중에선 한국과 일본·중국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한복이 미국에서 화제가 돼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에 대해선 "남부연맹기가 의사당 내에서 휘날리는 모습은 당혹스럽고 비극적이었다"며 "내가 한복 차림으로 미국 사회와 소통하려고 한 것과 완전히 대치되는 이미지였다"고 말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 하원 취임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선서하고 있다. C-SPAN=연합뉴스


스트릭랜드 의원은 젊은 한인 유권자들에게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사회에서 살아가며 정체성 문제로 고민했던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은 혼혈이라는 이유만으로 내 인생 전체를 규정하려 하고, '당신은 흑인에 가까우냐, 한국인에 가까우냐'는 질문을 한다"며 "어머니가 한국 사람이라면 당연히 한국 사람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내 흑인 혈통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난 영원한 한국의 딸"이라며 "과거 미국의 한인사회와 흑인들이 서로 적대적인 감정을 갖기도 했지만, 내가 한인사회와 흑인의 가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인사회는 정치적 힘을 키워야 한다"며 "의회와 지방정부에서 일하는 한인들도 늘어나야 하고 한인 유권자들도 더 조직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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