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에서 빛난 대한항공 임동혁의 강심장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의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 13-13에서 대한항공 라이트 임동혁이 강력한 서브를 때렸다. 공은 KB손해보험 노우모리 케이타를 맞고 튀었다. 서브 득점. 감을 잡은 임동혁의 다음 서브도 리베로 김도훈의 몸을 맞고 에이스가 됐다. 15-13. 대한항공의 승리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대한항공은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2(25-16, 21-25, 25-21, 25-19, 15-13)로 이겼다. 0-3으로 졌다면 1위를 빼앗길 뻔 했지만, 승점 2점을 추가하면서 15승8패(승점44)로 1위를 지켰다.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 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잘 버텨냈다.
임동혁은 이날 서브 에이스 4개를 포함해 22점으로 정지석(25점)에 이어 팀내 두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특히 마지막 순간, 임동혁의 집중력이 빛났다. 전날 임동혁과 면담을 가졌던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임동혁이 2개의 에이스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심장이 정말 강한 선수임을 증명했다"고 칭찬했다.
경기 뒤 만난 임동혁은 "내가 서브를 넣을 때마다 케이타가 리시브 참여하더라. 토스가 좋으면 강하게 때려보자고 마음먹었다. 첫 번째는 케이타를 겨냥했고, 두 번째는 케이타가 빠졌지만 좋아하는 코스로 때렸다"고 설명했다.
임동혁은 정규리그 개막 전 열린 컵대회에서 활약했다. 개막 이후엔 기회가 줄었으나, 비예나가 없는 동안 다시 팀의 주포 역할을 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주로 차지하는 포지션인 아포짓을 맡아서 맹활약했다. 그러나 최근엔 지쳤는지 페이스가 떨어졌고, 대한항공도 최근 5경기에서 2승 3패에 그쳤다.
임동혁은 "체력도 체력이지만,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 보니 정신적으로 흔들렸다. 많이 힘들었는데 오늘 승리가 다잡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산틸리 감독과 면담에 대해선 "내가 살아야 팀에 살아난다는 말을 해주셨다.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 경기 클러치 상황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그게 다 경험이고, 성장 단계니까 안 좋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임동혁은 "감독님이 다음에 그런 상황이 되도 결정을 내라고 조언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감독님이 선수들과 일일이 면담 많이 하시는 편이다. 경기 때는 흥분하시지만, 면담 때는 차분하시다"고 전했다.
임동혁은 "오늘은 더 확실하게 하려고 했다. 지난 번 클러치 상황에선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장점을 살리고. 경기를 풀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오늘은 그런 판단을 더 확고하게 가지려고 했다. 후회하지 않으려고 더 세게 때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비예나 대체선수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를 영입했다. 요스바니는 17일에 자가격리가 끝나 다음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임동혁은 "저한테는 뜻깊은 기간이었다. 그동안 많이 출전하지 못하다가 기회를 잡아서 많이 뛰고 있다. 힘들긴 힘든데. 나름대로 행복한 시즌이다. 많은 걸 보여줄 수 있고, 벌전할 수 있는 기회라서 행복하게 버티고 있다"고 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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