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지목했던 박현주..이번엔 '신재생·바이오·이커머스'
수석 애널리스트와 온라인 미팅
"쿠팡, 아마존 카피 놀라운 인사이트"
"중국 마윈 견제는 예견된 일"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우량주 장기 투자가 성공적인 투자 전략"이라며 최근 주식시장 흐름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공개했다. 세계적인 투자 그루들과 비교될 만큼 한국 금융시장에서 입지전적의 인물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14일에 이어 이틀째 유튜브 채널을 통해 투자자들과 소통에 나섰다.
박 회장은 15일 오후 미래에셋 스마트머니를 통해 공개한 '박현주 회장과 함께 하는 투자미팅' 2편에서 그린에너지와 이머커스, 바이오를 주제로 류제현, 정용제, 김승민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토론을 펼쳤다.
● ESG펀드 자금유입 놀라워…태양광 가능성 주목
박 회장은 이날 주요 산업 가운데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꼽았다. 박 회장은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정책적으로 글로벌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며 "ESG 펀드를 통한 자금이 10배씩 증가하는 등 놀라운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이 가운데 미국 최대 주거용 태양광 업체인 솔라에지를 언급하며 "창업자가 얼마 전 돌아가신 것 같지만 굉장히 혁신을 볼 수 있는 철학을 볼 수 있는 회사라는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태양광은 치킨게임 단계에서 서서히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소수의 회사로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며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종목 우량주 장기투자가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 마윈 견제한 중국 의도는…"금융 아닌 반도체 투자 가능성"
이날 영상에서 박 회장은 최근 상하이 서밋에서 중국의 금융 규제를 비판한 뒤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마윈을 언급하며 "플랫폼이 금융 섹터에 진입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박 회장은 "(규제를 완화한) 핀테크를 이야기하는데 어느 국가나 뱅킹 산업은 규제 대상"이라며 "특히 플랫폼은 모든 영역에 영향을 주고 쏠림 현상이 나타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나라의 밸런스를 생각한 것 아닌가"라고 소신을 밝혔다.
박 회장은 "구글이나 아마존은 뱅킹 산업을 안 하지 않느냐, 과거 미국의 GE가 GE캐피탈을 운영하긴 했지만 이는 회사 신용도를 기반으로 한 일반 회사였다"며 "빅데이터를 가진 플랫폼이 금융시스템이 가진 결제시스템을 한다면 금융 안정성을 저해할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윈과 앤트 그룹이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것에 대해 "개인의 이해를 떠나 중국 전체 사회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그러면서 알리바바와 중국 정부의 다음 행보에 주목했다. 박 회장은 정용제 수석연구위원에게 "알리바바가 파이낸스에서 물러나면 반도체로 투자할 가능성이 없느냐"고 질문한 뒤 "인민일보 사설에서도 나온 것처럼 인공지능칩을 개발하고 중국 국가정책에 맞게 갈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가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원격진료의 성장성에도 주목한 분석이 이어졌다. 박 회장은 핑안헬스케어를 언급하고서 "중국은 인구가 많아서 병원 인프라 따라갈 수 없으니 하나의 플랫폼을 더 만들 것"이라며 빅테크 플랫폼과 새로운 경쟁 가능성을 예견했다.
● 백신 등장 후 주춤한 언택트…"아마존 카피한 쿠팡 인상적"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코로나19 진정을 앞둔 전세계 언택트 산업의 성장성과 관련한 깊이있는 토론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커머스 산업이 올해 작년 만큼 성장할 수 있느냐는 관점이 질문이 이어졌다. 박 회장의 물음에 정용제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아마존의 성장성이 약간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가격과 효율성 면에서 우위를 갖게 됐다"며 캐나다 쇼피파이 등 오프라인 연합군과 아마존의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한국 이머커스와 관련해 네이버 쇼핑, 쿠팡에 주목할 수 있다며 "쿠팡의 모델은 아마존과 비슷한 전략을 가져가며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카피도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닌 만큼 굉장한 인사이트로 도전하는 걸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쿠팡이 한국 시장에서 세계적 기업과 경쟁할 만큼 클 수 있을지 의문은 들지만 매우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는 만큼 기업공개가 기다려진다"고 평가했다.
● "전세계적인 고령화…바이오 ETF 투자는 중위험"
박 회장은 바이오 산업에 대해 "전세계적인 고령화로 크게 변화를 겪지 않고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중위험 섹터인지도 모른다"며 "단순히 수출만 하는 것을 떠나 중국의 아시아 인구 등을 감안할 때 바이오 섹터에 많은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우시바이오, 항서제약을 언급하며 "중국 정부가 처방약 가격을 내리는 사이 신약 개발과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급격히 성장했다"며 중국 정책에 기반한 바이오 기업들의 성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바이오 한 종목을 사는 것은 어렵지만 ETF는 어려운 종목의 리스크를 헤지하는 장점이 있다"며 높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워도 오래 투자할 수 있는 ETF 투자도 함께 제안했다.
이틀간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를 아우르는 투자 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눈 박 회장은 "지수나 종목을 보면 실수하기 쉽지만 트렌드를 보면 틀린 사람이 없다"면서 "저에게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의견을 묻지만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느냐. 대신 바이오가 성장할 것 같다는 것 만큼은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최근 급격히 시장 참가자가 늘어난 환경을 언급하며 장기적인 트렌드의 변화를 읽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경험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2~3개 우량주 장기투자가 늘 답이었다. 물타기 하면 겁이 나지만 적립하듯 투자하면 편안할 것"이라며 "다만 타이밍은 신의 영역이다. 주식에 너무 확신을 갖지 말고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걸 감안해 분산 투자하는 전략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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