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치유와 성찰.. 온라인 성지순례 떠나요

김아영 입력 2021. 1. 15. 18: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예수와 순교자들의 발자취 따라
'성지로 안내하는 유튜브 채널'
지난해 11월 말 대전 새하늘성결교회에서 열린 온라인 성지순례에서 채완병 예루살렘교회 목사가 이스라엘 감람산에서 예루살렘 성을 보며 설명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새하늘성결교회에서 채 목사와 영상통화를 하는 윤영천 선교사의 모습. 예루살렘교회 제공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혔다. 비대면이 일상화된 지금 새해를 맞아 온라인으로라도 국내외 성지순례를 떠나보면 어떨까. 예수님의 발자취와 순교자들의 영성이 깃든 성지를 돌아보며 지치고 답답한 일상을 잠시나마 잊고 영적 통찰력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유튜브에는 온라인 성지순례를 주제로 한 채널이 여럿 생겼다. 다큐멘터리 형식부터 예능 요소가 가미된 채널까지 다양하다. ‘성지전문 방송 바이블랜드(Bibleland)’는 한국성서지리연구원장 홍순화 주심교회 목사가 2019년 10월부터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바이블랜드’에서 소개된 고모라 지역으로 추정되는 요르단의 텔 엔누메이라 지역. 유튜브 캡처


홍 목사는 “그동안 대표적 성지순례 코스인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에 대해 집필하고 방송도 많이 했다”며 “독자들에게 현장감 있게 성지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10여년 전부터 성지순례를 갈 때마다 영상을 찍으며 온라인 성지순례를 준비했다. 채널에는 성서의 흔적이 남아 있는 유적들이 나라별로 정리돼 있다. 채널은 현장답사 영상과 함께 홍 목사의 해설 방송이 편집돼 있다. 외국인을 위해 영어 자막도 넣었다.

‘아브라함의 고향, 이라크 우르’ ‘사우디아라비아의 시내산?’ ‘바벨탑은 어디에!’ 등의 주제 영상들이 인기가 많다. 홍 목사는 “이 중에서도 ‘소돔과 함께 심판 받은 고모라’ 영상의 반응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이스라엘 지도와 성경에 나온 소돔·고모라 지역의 지도(왼쪽부터). 유튜브 캡처


홍 목사는 고모라편 방송에서 “성경에는 소돔과 고모라가 14번 언급된다. 두 지역이 가까이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라면서 “고모라 지역으로 추정되는 요르단의 텔 엔 누메이라에 가보니 청동기시대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이곳에서 2m 넘는 깊은 구덩이에 새까만 재로 이뤄진 단층이 발견됐다”며 “화재 흔적으로 볼 수 있는데 소돔으로 추정된 요르단 사해 남쪽의 밥 에드라 지역의 화재도 같은 시기에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 목사는 이 채널이 실제 성지순례의 아쉬움도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성도들이 성지순례를 가도 시간이 촉박해 일부 지역밖에 못 가는 경우가 많고, 성지순례를 다녀와서도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이 채널은 현장에서 본 성지를 다시 기억하게 해주고 성지순례 현장에 가이드가 없다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현지 사역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안방에서 성지순례를 다녀올 수도 있다. 예루살렘교회(채완병 목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실직고’다. 이실직고는 ‘이스라엘에서 실제로 직접 찾아가고 풀어주는 성경 이야기’라는 뜻이다.

채널은 예루살렘교회가 코로나19 시대에 한국교회를 위한 선교 아이템을 고심하다 기획했다. 예루살렘교회 남선교회를 주축으로 성경의 궁금한 내용을 이스라엘 현장에 찾아가 예능 형식으로 풀어준다.

윤영천 선교사가 구글 어스를 통해 보여준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베드로 환상 기념교회’ 전경. 유튜브 캡처


이스라엘 관광청에서 발급하는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한 채완병 목사와 여행사를 운영하는 남향우 목사 등이 진행하고 예루살렘교회에서 사역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한국에 머물고 있는 윤영천 선교사가 편집을 맡았다. 이실직고에는 ‘여리고성을 실제로 돌아봤습니다’ ‘못 본 척 제사장과 줄행랑 레위인의 컬래버레이션’ 등 흥미로운 주제 영상들이 많다. 채 목사와 남 목사는 최근 ‘다윗아 들리니’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이스라엘 엔게디 지역을 무대로 사울이 다윗을 쫓는 상황을 재연했다.

윤 선교사는 “성서지리 세미나처럼 딱딱한 내용이 아니라 예능처럼 재밌게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예루살렘교회에서 촬영 파일을 보내면 한국에서 제가 편집해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찬양 사역자 강찬 목사와 엄광헌 강도사가 소개한 충남 서천 성경전래지기념관. 유튜브 캡처


국내 성지를 돌아보는 ‘홀리투어’ 채널도 있다. 찬양사역자 강찬 목사와 엄광헌 강도사가 협력해 지난해 8월 시작했다.

강 목사와 엄 강도사는 직접 차를 운전하며 성지를 방문한다. 구독자들이 지루할 틈이 없도록 매회 특별출연자를 초대하고 차 안에서 강 목사가 찬양하는 시간도 갖는다. 그동안 충남 서천의 아펜젤러순직기념관과 성경전래지기념관, 경북 청송의 순교자 엄주선 강도사 테마공원, 전남 신안의 진리교회, 강원도 철원의 철원제일교회 등을 방문했다. 코로나19 3차 유행 여파로 일단 지난해 10월까지 촬영된 것을 오는 3월까지 방송할 예정이다.

강 목사는 “국내의 은혜로운 성지들을 소개하고 크리스천들에게 신앙적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 채널을 기획했다”면서 “믿음의 선배들의 순교 신앙을 배워 이 시대에 삶으로 하나님을 드러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엄 강도사는 “국내에도 해외에 버금가는 순교지와 기독교 역사를 담은 곳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며 “많은 이들에게 국내 성지들이 알려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