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낙연 '신복지'로 출구모색.."정책은 이재명인데" 반론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달 말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신(新)복지체제’ 화두를 꺼낸다. 사면론에 대한 당내 반발과 지지율 하락을 새로운 정책 어젠다로 돌파하겠다는 취지라고 이 대표 측 핵심 인사가 전했다.
이 인사는 1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이 대표가 주장한 이익공유제가 대선까지 염두에 둔 어젠다 중 하나의 축이라면 신복지체제는 또 다른 축”이라며 “이달 말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 대표 만의 정책 브랜드로 정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신복지체제 개념은 지난해 11월 이 대표가 말한 적이 있다. 이 대표는 당시 민주연구원 세미나에서 “노동 불안정과 소득 불안정을 고용보험이 모두 커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4차 산업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팬데믹 상황에서 앞당겨진 변화가 가져올 복지 공백은 또 누가 채울지 준비하는 게 신복지체제”라고 말했었다. 디지털 기술변화에 따른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비해 고용·소득보장과 사회서비스망 구축 등으로 사회·경제 불평등을 해소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최근 일정 대부분을 정책 행보에 할애하고 있는 이 대표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불평등 해소와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와의 전쟁, 불평등과의 두 개의 전쟁 이기기 위해선 모두의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엔 ‘포스트코로나 불평등해소TF’에 참석해 “양극화란 그림자가 코로나19를 겪으며 더 심해지고 더 광범해지고 있다”며 이익공유제 논의 열기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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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늪 빠진 李…정책 승부수?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대선주자로서의 이 대표에게 가혹할 정도다.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묻는 한국갤럽 여론조사(1월 12~14일)에서 이 대표는 10%를 기록해 이재명 경기지사(23%), 윤석열 검찰총장(13%)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조사(지난달 1~3일)때의 16%보다 무려 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특히 같은 기간 이 대표의 텃밭인 호남(광주·전라) 지지율이 26%에서 21%로 하락했다. 반면 이 지역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은 27%에서 28%로 소폭 올랐다. ‘의견을 유보한다’는 응답도 39%에서 45%로 늘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정치평론가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주장이 이 대표 지지세 하락을 가속화했다”며 “전략적 판단을 하는 호남에선 대안으로 이 지사를 찾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을 지낸 민형배(광주 광산갑) 의원이 지난 12일 민주당 호남 의원 중 처음으로 이 지사 공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서울 지역 민주당 3선 의원은 “이 대표 지지 의원이 대표 취임 당시 70여명 전후였는데 최근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지율 하락에 텃밭 붕괴 조짐까지 겹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정책 카드’를 통해 반전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정책 능력을 보인다면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사면론에 대한 주목도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정책 아이디어는 이 지사에게 장점이 많다. 이 대표는 활로를 정치적 갈등을 조율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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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과 신뢰…사면론 불씨 바라보는 李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판결(지난 14일) 이후 이 대표의 사면건의를 원천 차단하려는 움직임도 나왔다. 박 전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위원이었던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가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사면을 건의하는 일은 없겠나”라는 질문에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18일 열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선 사면에 대한 선명한 입장을 듣기 어렵단 관측이 나온다.
어두운 전망에도 이 대표는 비교적 담담하다고 한다. 이 대표 측 인사는 “사면 문제는 아직 꺼진 게 아니다”라며 “이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건의하겠다고 한 만큼 3·1절 특사를 앞두고 대통령에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이 지난 7일 신년인사회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의 통합”이라며 통합을 강조했는데,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는 말도 나온다.
김효성·남수현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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