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낙연 '신복지'로 출구모색.."정책은 이재명인데" 반론도

김효성 입력 2021. 1. 15. 18:05 수정 2021. 1. 1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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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설 명절 대비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캠페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성준 의원(을지로위원장), 이 대표, 우원식 의원(민생연석회의 수석부의장).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달 말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신(新)복지체제’ 화두를 꺼낸다. 사면론에 대한 당내 반발과 지지율 하락을 새로운 정책 어젠다로 돌파하겠다는 취지라고 이 대표 측 핵심 인사가 전했다.

이 인사는 1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이 대표가 주장한 이익공유제가 대선까지 염두에 둔 어젠다 중 하나의 축이라면 신복지체제는 또 다른 축”이라며 “이달 말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 대표 만의 정책 브랜드로 정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신복지체제 개념은 지난해 11월 이 대표가 말한 적이 있다. 이 대표는 당시 민주연구원 세미나에서 “노동 불안정과 소득 불안정을 고용보험이 모두 커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4차 산업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팬데믹 상황에서 앞당겨진 변화가 가져올 복지 공백은 또 누가 채울지 준비하는 게 신복지체제”라고 말했었다. 디지털 기술변화에 따른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비해 고용·소득보장과 사회서비스망 구축 등으로 사회·경제 불평등을 해소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최근 일정 대부분을 정책 행보에 할애하고 있는 이 대표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불평등 해소와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와의 전쟁, 불평등과의 두 개의 전쟁 이기기 위해선 모두의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엔 ‘포스트코로나 불평등해소TF’에 참석해 “양극화란 그림자가 코로나19를 겪으며 더 심해지고 더 광범해지고 있다”며 이익공유제 논의 열기를 띄웠다.


지지율 하락늪 빠진 李…정책 승부수?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대선주자로서의 이 대표에게 가혹할 정도다.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묻는 한국갤럽 여론조사(1월 12~14일)에서 이 대표는 10%를 기록해 이재명 경기지사(23%), 윤석열 검찰총장(13%)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조사(지난달 1~3일)때의 16%보다 무려 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 내 문을 닫은 상가 앞에서 상인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상인들은 이 대표에게 ″힘 있는 여당 대표님, 우리 지하상가 좀 살려달라″며 임차료 인하 등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특히 같은 기간 이 대표의 텃밭인 호남(광주·전라) 지지율이 26%에서 21%로 하락했다. 반면 이 지역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은 27%에서 28%로 소폭 올랐다. ‘의견을 유보한다’는 응답도 39%에서 45%로 늘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정치평론가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주장이 이 대표 지지세 하락을 가속화했다”며 “전략적 판단을 하는 호남에선 대안으로 이 지사를 찾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을 지낸 민형배(광주 광산갑) 의원이 지난 12일 민주당 호남 의원 중 처음으로 이 지사 공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서울 지역 민주당 3선 의원은 “이 대표 지지 의원이 대표 취임 당시 70여명 전후였는데 최근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지율 하락에 텃밭 붕괴 조짐까지 겹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정책 카드’를 통해 반전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정책 능력을 보인다면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사면론에 대한 주목도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정책 아이디어는 이 지사에게 장점이 많다. 이 대표는 활로를 정치적 갈등을 조율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文과 신뢰…사면론 불씨 바라보는 李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판결(지난 14일) 이후 이 대표의 사면건의를 원천 차단하려는 움직임도 나왔다. 박 전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위원이었던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가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사면을 건의하는 일은 없겠나”라는 질문에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18일 열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선 사면에 대한 선명한 입장을 듣기 어렵단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회의에 의장에 입장하자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어두운 전망에도 이 대표는 비교적 담담하다고 한다. 이 대표 측 인사는 “사면 문제는 아직 꺼진 게 아니다”라며 “이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건의하겠다고 한 만큼 3·1절 특사를 앞두고 대통령에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이 지난 7일 신년인사회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의 통합”이라며 통합을 강조했는데,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는 말도 나온다.

김효성·남수현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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