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대란 下]'피 장사한다'는 건 오해.. OECD 주요국보다 혈액 수가 낮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1. 15. 18:03 수정 2021. 1. 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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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의 집 거리두기·소독 철저히, 예약 헌혈 제도도 시행
코로나19 때문에 헌혈 인구가 더 줄었다.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직접 헌혈의 집을 방문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헌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아직도 팽배하다. 특히 코로나19 탓에 헌혈 과정에서 감염 위험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래서 직접 헌혈의 집을 찾아가봤다.

◇문진·거리두기 통해 코로나19 방역 확실히

8일 노원구에 위치한 헌헐의 집 중계센터를 찾았다. 서울동부혈액원 건물 2층에 있는 헌혈의 집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건물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방문자 명단을 작성해야 했다. 마스크 쓰기와 손 소독은 기본이다. 헌혈을 하려면 전자 문진을 먼저 해야 한다. 호흡기 증상은 없는지, 해외 방문 이력은 없는지 확인하는 문항이 눈에 띄었다. 그 다음, 헌혈 상담을 위해 간호사를 만났다. 간호사는 신분증 확인 후 열이나 호흡기 증상은 없는지 물었고, 혈압·헤모글로빈 수치 등 검사를 실시했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점을 물으니, 그는 “이제는 문진할 때 헌혈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지 물어보게 돼 있다”며 “인적사항을 입력하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자인지 알려주는 전산도 마련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으면 완치 판정 3개월 후부터 헌혈이 가능하다.

헌혈할 차례가 돼 헌혈을 시작했다. 기자가 헌혈하고 있는 중 다른 헌혈자 한 명이 더 방문했다. 간호사는 거리두기 원칙에 따라, 헌혈 의자 한 칸을 비우고 그 헌혈자를 앉게 했다. 헌혈이 끝난 후에는 대기 의자에 8분간 앉아 쉬어야 하는데, 이때도 거리두기가 잘 실천됐다. 소독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다른 모든 헌혈의 집과 마찬가지로 매일 자체 소독을 실시한다고 했다. 전문 소독 업체도 주기적으로 방문해 전문 방역을 해준다. 헌혈의 집 중계센터 관계자는 “헌혈하러 와서 헌혈의 집에 오래 머무르는 게 꺼려진다면 예약 헌혈 제도를 이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자신이 정해둔 시각에 방문해 대기 없이 바로 헌혈할 수 있다.

거리두기가 잘 실천되고 있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헌혈하면 골수 활성화… 건강 검진 효과도

헌혈로 인한 감염 우려보다는 헌혈로 얻는 이점에 주목하자. 헌혈할 때 쓰는 채혈 바늘, 채혈 백 등 모든 소모품은 한 번 사용한 뒤 폐기하는 무균 처리 일회용품이다. 헌혈로 인해 다른 사람의 질병이 옮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빈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는데, 몸속 전체 혈액의 15%는 비상시를 대비해 여유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320~400mL 헌혈한다고 빈혈이 생기지는 않는다. 특히, 헌혈 전 몸에 충분한 혈액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 수치를 측정하고, 기준치 미달이면 헌혈하지 못하게 돼 있으므로 안심해도 된다. 헌혈하면 오히려 골수(적혈구·백혈구가 만들어지는 뼈 속 조직)가 활성화돼 좋다. 헌혈할 때 뽑은 혈액 중 일부로 혈액형 검사, B형간염 항원 검사, C형간염 항체 검사, ALT검사, 매독 항체 검사, HIV 검사를 실시한다. 이 검사 결과(HIV 검사 결과 제외)는 헌혈자에게 통보해주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일부 사람들은 “적십자사에서 피 장사한다”는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헌혈하기를 꺼리곤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혈액을 병원에 공급하고 받는 혈액수가는 헌혈을 위해 필요한 곳에만 사용된다. 헌혈의 집을 운영하기 위한 인건비, 의료품비, 임대료, 헌혈자들에게 나눠주는 기념품비 등에 쓰인다. 혈액수가는 일본이나 미국 등 주요 OECD 국가의 4분의 1 수준이다.

헌혈의 집 간호사가 헌혈 의자와 대기 의자를 소독하고, 방역 기록을 작성하고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조혈모세포 기증 방식 옛날보다 편리

매해 1~3월과 9~10월은 헌혈자가 특히 더 감소한다. 지금이 바로 헌혈을 실천해야 할 시기다. 개인 헌혈 인구를 늘리기 위해 대한적십자사에서는 ABO friend 제도를 마련했다. ABO friend에 가입하면 기본적인 혈액 검사 외에 알부민, 총콜레스테롤, 요소질소 등 추가적인 검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헌혈과 함께 조혈모세포 기증도 고려해보자. 막연하게 ‘골수 기증’을 떠올리면 아프고 힘든 과정 때문에 꺼리는 사람이 많은데, 최근에는 말초혈 조혈모세포 기증을 진행하는 추세다. 기증 3~5일 전부터 매일 피하 주사(골수 속 조혈모세포를 말초혈로 이동시키는 성분) 한 대씩 맞은 뒤, 마취 없이 채혈한다. 조혈모세포 이식대기자는 매년 늘고 있는데, 기증 희망자는 반대로 계속 줄고 있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원한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헌혈할 때 기증 희망 의사를 밝히면 혈액을 조금 더 뽑아 조직적합성항원 검사를 실시한다. 그 후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하는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자가 나오면 다시 한 번 기증 의사를 확인한 후 이식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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