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라인] 미국에 뺨맞고 한국에 화풀이하는 이란.. '나포 전후' 양국 간 무슨 일 있었나?
한국 선박을 억류 중인 이란과의 협상을 위해 10~12일 현지를 방문했던 우리 외교부는 14일 빈손으로 귀국했다. 이란에서 돌아온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란 측에 우리 요구와 의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이란 양국은 사흘 간 협상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란은 우리 측 요구에도 우리 선박이 '환경 오염'을 야기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협상은 내내 겉돌았다. 외교부가 현지 협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함에 따라 이란의 한국인 선원 억류 상태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란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한국 국적 선박 ‘한국 케미’호를 나포했다. 이란의 환경 법규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이란이 미국의 경제 제재로 한국에 묶여 있는 70억 달러를 받아내기 위해 벌인 일로 보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며 강도높은 이란 경제 제재에 나섰다. 이로 인해 한국이 이란에서 석유를 수입한 후 지불해야할 대금 70억달러가 이란에 전달되지 못하고 한국의 시중 은행에 동결된 상태였다.
한국 선박 나포 사태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나포 전후 한국과 이란 그리고 미국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시간 반대 순서로 풀어봤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 2021.01.14 한국 외교부, 뚜렷한 성과 없이 빈손으로 귀국 정진우
이란에 억류된 한국인 선원의 조기 석방 요구를 이란이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이 과정에서 이란은 한국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13일 정부 홈페이지에 “한국에 동결된 이란 중앙은행의 자금으로 구급차를 구매해 보내겠다는 한국 정부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런 이란의 외교 결례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유감을 표명하지 않고 “이란이 먼저 구급차 도입을 희망했다”는 해명 수준에서 대응했다.
■ 2021.01.12 한국인 선원 석방 협상 결렬 정진우
외교부는 이란 측과 현지에서 사흘 간 한국인 선원 석방을 위해 협상했으나 사실상 결렬됐다. 한국은 이란이 나포 이유로 밝힌 환경 법규 위반에 대한 증거를 제시해 달라고 했지만 이란이 거부하면서 협상이 헛돌았다.
■ 2021.01.11 이란 "동결 자금 이자도 지급하라" 정진우
압돌나세르 헤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이란의 자금 70억 달러가 2년 넘게 한국에 묶여 있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 한국의 은행은 이 자금을 동결해 놓고 이자도 지급하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 2021.01.10 이란 외무차관 “한국 의지 부족해 문제 해결 안 된다” 박현주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한국이 정치적 의지가 부족해 동결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양국 관계가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란 측에 한국 내 동결자금 접근권을 제공하는 것을 한국 정부의 우선 과제로 설정하겠다. 동결자금 문제의 최종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하며 아락치 차관을 설득했다.
■ 2021.01.08 이란 최고지도자의 폭탄 발언, 한국 협상에 악재 이유정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기본적으로 그들(미국과 영국)을 신뢰하지 않는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의 동맹국”이라며 미국ㆍ영국산 코로나19 백신의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백신 협력을 연결고리로 이란과 선원 석방을 협상하려 했던 한국 정부에 악재가 터졌다.
■ 2021.01.05 한국, 이란 협상 위해 동결 자금으로 백신 구매 고려 조현숙
한국 정부는 미국과 협의해 이란 동결 자금을 코로나19백신 구매에 사용하는 방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란에 억류된 선원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선 동결 자금부터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 2021.01.05 청해부대, 이란 인근 해역 도착 박용한
한국 청해부대 최영함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국 선박이 억류된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 도착했다.
■ 2021.01.04 이란, 한국 선박 나포 홍수민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국적 선박 ‘한국 케미’호를 환경 규제 위반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나포했다.
■ 2021.01.02 "우라늄 농축 농도 높이겠다" 이란, 핵합의 위반 시사 박현영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에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높이겠다고 통보했다. 이란은 핵합의에 따라 우라늄 농도 4% 아래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 번에 이 선을 훌쩍 넘으면서 미국-이란 간의 긴장감도 고조될 전망이다.
■ 2020.12.21 미국 핵잠수함, 호르무즈해협 통과… 긴장감 고조
미국이 핵잠수함 조지아호와 순양함 포트 로열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란의 핵과학자 암살 사건 이후 중동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경고 차원에서 공개한 것으로 추측된다.
■ 2020.12.20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 로켓 공격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 이란 대리세력이 공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 8발이 떨어졌다.
■ 2020.11.27 이란 핵과학자, 원격 기관총 공격에 사망 채인택
'핵개발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란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원격 기관총에 암살됐다. 이란은 배후로 이스라엘 모사드를 의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동 정세는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 2020.09.21 미국, 이란에 한차원 높은 경제 제재 발동 박현영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제3자를 거쳐 이란과 간접 거래하는 것도 제재하는 강도높은 행정명령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
■ 2020.08.02 한국, 이란 동결 자금 해결을 위한 워킹그룹 조직
외교부는 이란 동결 자금 해결을 위한 워킹 그룹을 꾸렸다. 미국 제재로 인해 한국의 시중 은행에 동결된 70억 달러의 이란 자금을 반환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의약품 등 인도적 물품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이란과 논의할 방침이다.
■ 2020.07.19 이란, 동결 자금 놓고 한국 압박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워싱턴과 서울은 주인과 하인의 관계”라며 “외교적으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국제 법정에 소송해 채무를 갚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 2020.06.21 이란 경제, 최악의 상황 맞아
미국의 경제 봉쇄로 이란의 리알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 2020.06.13 이란 대통령 "한국의 자금 동결 용납할 수 없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한국이 이란 자금을 동결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국제법에 따라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한국 당국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 2020.05.17 주이란 한국대사관, 코로나 검사 장비 지원
주이란 한국대사관는 이란 정부에 100만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검사 진단 장비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 2020.04.08 이란, IMF 자금 신청 미국 반대로 무산
이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 타개를 위해 지난해 3월 IMF에 50억 달러의 긴급 자금을 신청했다. 하지만 4월 미국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 2020.02.18 이란, 철수하는 한국 대기업 비난
삼성 등 한국 대기업이 이란에서 철수를 결정하자 이란 측에서 징벌적 조치를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한국과 이란 간 민간·외교 관계에도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 2020.01.21 한국 청해부대, 이란 호르무즈 해협까지 작전지역 위문희
한국 청해부대가 미국 요청에 호르무즈 해협 일대까지 작전지역을 넓혀서 운용하기로 했다.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는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이란 측은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넓힌다는 한국의 결정에 우려를 표했다. 국내에선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해 이란이 배를 세우면 방법이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 2020.01.03 이란 사령관 솔레이마니, 미국 드론 공습으로 사망 김상진
이란 군부 실세이자 권력 2인자인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국 드론 공습으로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솔레이마니 사망을 자축하듯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무런 문구 없이 성조기 사진만 올렸다. 솔레이마니 사망은 이란 군부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대규모 테러나 국지전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이후 이란은 닷새 뒤 이라크의 미군기지를 공습했다. 사망자는 없었으나 34명이 외상성 뇌손상 등 부상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과 이란의 전쟁 위험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 2019.12.27 미국, 이란에 보복 폭격
2019년 12월 27일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군 기지에 이란이 로켓포 공격을 감행해 미국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미군 4명이 부상했다. 미국은 이에 대응해 12월 29일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헤즈볼라 군사시설을 폭격해 25명이 사망했다. 2019년의 마지막 날 친이란 민병대는 “미국에 죽음을” 외치며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습격해 불을 지르고 주변 기물을 부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겉잡을 수 없는 지경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 2019.08.17 2019년 선박 나포·공격 부쩍 늘어 김성탁
이란 국경경비대가 UAE 선박을 나포했다. UAE 해안경비대가 이란 어부 2명을 사살하고 어선 1척 나포한 데 대한 보복 조치이자 나흘 전 UAE가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한 데 대한 항의 차원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 제재 후 이란의 외국 선박 나포가 잇따르고 있다. 2019년 7월 19일엔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국ㆍ영국의 군사 조치에 대한 반발로 영국 유조선을 나포했고 65일 뒤에 석방했다. 2019년 6월 13일엔 파나마와 노르웨이 선박 각각 1척이 공격을 받았다. 2019년 5월 12일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사우디 유조선 2척과 UAE와 노르웨이 유조선 1척 등 총 4척이 정체 모를 물체에 의해 공격 당하기도 했다.
■ 2018.05.08 트럼프, 이란 핵합의 탈퇴… 이란에 제재 재개 강혜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하며 다시 이란에 강도 높은 제재를 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이란 석유를 수입하고 지불해야 하는 대금 70억 달러가 한국의 은행에 동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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