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로 골 패인 김종인·안철수, 같은 날 의료진 찾아 민생 집중 행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두고 각을 세우고 있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각각 의료진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점검하며 민생 행보에 나섰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된 선별 진료소를 찾아 의료 자원봉사를 했다. 앞서 지난해 4월 대구 계명대를 찾은 후 두 번째 의료 자원봉사다. 안 대표는 이날 방문 목적에 대해 “의료봉사의 의미도 있지만, 직접 현장을 점검해 개선점을 확인하고 서울시 방역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안 대표는 파란색 방호복을 입고 두 시간여에 걸쳐 코로나19 검사를 하러 온 시민 수십 명의 검체를 체취했다. 시민들과 사진을 찍거나 “검사 받아보신 적 있으시냐. 눈물이 찔끔 나면 검사가 제대로 된 것”과 같은 말도 건넸다. 봉사 후엔 “안보라는 개념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인데, 그런 차원에서 보면 코로나19 방역도 넓은 의미의 안보”라며 “원활하게 의료진을 확보하고 빠른 시간 내 효능 좋은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저도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둘러싸고 불거지고 있는 잡음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전날(14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신을 향해 “소통능력이 부족하다. 변한 게 없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 안 대표는 “열심히 응원하겠다”라고만 했다. 당 관계자는 “비판에 일일이 답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우리대로 현장 중심 행보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안 대표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던 김종인 위원장도 공교롭게 같은 날 대한의사협회를 찾아 코로나19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정 청장이 백신 접종의 전권을 갖고 전 부처를 지휘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은 “과연 질병청의 능력으로 그걸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을지 상당히 회의적”이라며 “언제 어떻게 어떤 백신을 접종시킬지에 대해서도 정확한 설명이 없다. 제발 코로나19 방어에 있어서 정치적 요인을 전부 빼버리고 의료계의 전문적 조언을 참고하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최근 의사 국가고시와 관련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가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최근 의협이 노력해서 지난번 시험을 못 봤던 의대 졸업생이 시험을 다시 보게 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도 이날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론 등 최근 제기되고 있는 정치현안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편 최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마포구 신수동의 한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찾아 민생 행보를 이어나갔다. 나 전 의원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학대의 개념을 너무 좁게 해석하면서 (단순히)훈육이라고 생각하는데, 학대 개념을 넓히면 사람들 생각이 바뀔 것”이라며 “시장이 어떤 시정철학을 갖고 있느냐,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다. 이 문제를 최우선순위에 두게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안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과 함께 야권 서울시장 후보 ‘빅3’로 꼽히는 가운데 여성이자 엄마라는 강점을 부각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나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법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일부 인정하는 판단을 내놓은 데 대해 “나경원이 이끄는 서울시청에서는 이런 끔찍한 성범죄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당선되면)대대적 감사와 진실 규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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