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돌아가신 지 15개월.. 이렇게는 안 됩니다

정석채 2021. 1. 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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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경동건설 현장에서 사망한 고 정순규님의 아들 정석채라고 합니다.

아버지 사고를 겪은 후 뼈저리게 느낀 건 여러 많은 사건에 국민들이 크게 공분하지만, 매일 7명씩 누군가의 아버지, 남편, 형제, 자식들이 계속 죽는 게 어느덧 당연한 사회가 돼버렸다는 것입니다.

이 하나마나한 법이 제정돼도 고 정순규 저희 아버지 사건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고 정순규님의 사망 사건 많이들 기억해 주시고 저희 아버지처럼 억울한 죽음들이 제발 멈추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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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이 얼마나 더 거리로 나와야 사회 바뀌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보완도 필요

[정석채 기자]

2019년 10월 경동건설 현장에서 사망한 고 정순규님의 아들 정석채라고 합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 어느덧 15개월째입니다. 

아버지 사고를 겪은 후 뼈저리게 느낀 건 여러 많은 사건에 국민들이 크게 공분하지만, 매일 7명씩 누군가의 아버지, 남편, 형제, 자식들이 계속 죽는 게 어느덧 당연한 사회가 돼버렸다는 것입니다.

계속 죽어도 본인들에겐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남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이라 계속 외면하고 또 외면합니다. 정녕 이토록 우리나라가 후진국인 건지 도무지 잘 모르겠습니다.

산재 사망사고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윤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겁니다. 노동자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위험을 알고도 방치한 기업의 살인범죄입니다. 건설현장은 원래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경동건설같은 기업들이 범인입니다. 건설현장의 위험을 알면서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고, 기업들의 증언만으로 조사를 끝낸 노동부가 공범들입니다. 

1월 8일 하나마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 됐습니다. 이 하나마나한 법이 제정돼도 고 정순규 저희 아버지 사건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저 같은 유족이 나서서 외치는 이유는 저희와 같은 유족들이 생겨 지옥같은 삶을 안 사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거리 앞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무용지물 될 것으로 예상했던 현재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우려했던 대로 국민들의 죽음에 동조하는 법이 됐습니다.

12일 오전 부산 광안동 건물 외벽 철제 난간에서 창틀 방수 작업하던 일용직 노동자분이 9층에서 추락해 돌아가셨습니다. 11일에는 5인 미만인 한 폐플라스틱 재생 기업에서 노동자 한 분이 끔찍하게 돌아가셨습니다.

이토록 국민이 계속 죽어가는데 정부와 거대양당 국회의원들은 눈과 귀를 닫았습니다. 수많은 유족들이 울부짖는데 결국 기업들 눈치 보다 기업들 손을 들어줬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계속 죽어야 합니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계속 보완·개선해 나갈 것"이라 분명 말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한 뒤에도 5인 미만인 사업장에서 노동자분들이 계속 죽어가는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지금 당장 보완·개선해야 하지 않을까요?

부산 동부지청 앞에서 시위할 때 시민 한 분이 응원해주시며 '지금 이렇게 유족이 싸우는 게 결코 헛되지 않을 거'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언제까지 얼마나 더 많은 유족들이 국회와 거리앞에 나와야만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까요.

13일 예정이었던 선고일이 취소되고, 3월 3일에 재판이 다시 잡혔습니다. 고 정순규님의 사망 사건 많이들 기억해 주시고 저희 아버지처럼 억울한 죽음들이 제발 멈추길 바랍니다.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캠페인 제대로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캠페인을 1월 4일부터 8일까지 벌였다.
ⓒ 정석채
   
▲ 부산 동부지청 앞에서 1인시위 경동건설 모든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한다.
ⓒ 정석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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