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2.5단계 40일째' 생존권 위협에 집단행동

최승근 2021. 1. 15. 15:4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페 업주들 정부 상대로 18억 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
주점 등 집합제한‧집합금지업종 12개 자영업단체 비대위 발족
정부에 방역기준 조정과 피해보상 대책 요구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데일리안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방역조치가 장기화되면서 외식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전국 카페 업주들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나선데 이어 음식점, 주점 등 방역조치로 피해를 입은 다른 업종에서도 생존권 사수를 위해 집단행동에 나서는 분위기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지난 14일 정부를 상대로 18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번 1차 소송에 참여한 카페 업주는 358명으로 1인당 500만원씩 총 17억9000만원을 청구했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11월 말부터 두 달 가까이 매장 내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연합회는 “홀 영업으로 생계를 꾸려왔던 카페 업주들의 매출 70~90%가 급감했다”며 “한 달을 벌어도 월 임대료를 내지도 못할 만큼의 매출로 버텨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식당과 술집은 오후 9시까지 홀 영업이 가능한데 카페만 금지시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정부의 차별적인 정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소송 이후 추후 상황을 지켜보며 국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추가로 제기할 지 결정할 방침이다.


카페 업주들의 반발에 이어 일반 음식점 업주 사이에서도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식당의 경우 지난달 8일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16일로 40일째를 맞는다. 카페와 비교해 매장 내 영업은 가능하지만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중단돼 저녁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불만이 큰 상황이다.


지난달 초부터 조치가 적용되면서 연말 송년회와 크리스마스, 신년 모임 등 연중 최대 대목을 모두 놓치게 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집회에서 만난 음식점주 윤모씨는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업주들의 강력한 반발 이후 정부도 영업제한을 풀어줄 것이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면서 “얌전히 앉아서 정부 말만 들어서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뭐라도 목소리를 내야 정부가 한 번이라도 더 고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주점, 식당 등 집합제한‧집합금지업종 등 12개 자영업단체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정부에 방역기준 조정과 피해보상 대책을 요구했다. 그동안 업종별로 단체행동에 나섰다면 이번에는 정부 조치로 피해를 본 업종들이 한 데 뭉쳐 같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셈이다.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서 일방적으로 희생해온 집합제한, 집합금지업종의 경우 업종 간 불공평한 방역기준과 과도하고 불합리한 방역지침으로 그 피해가 더해가고 있다”며 “이제는 현장의 현실을 반영해 세밀하고 과학적인 방역기준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자영업 피해 구제 대책 협의기구’를 구성하고 피해자 영업자 단체를 참여시켜 합리적인 피해구제 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그동안 정부가 자영업자들에게만 부담을 전가해온 것에 대해 감염병예방법을 개정하고 정당한 손실보상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캡처

음식점, 주점 등 자영업자들이 주로 모이는 인터넷 한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주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죽기를 기다리며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는 것이 전골냄비속의 산낙지 같은 느낌”이라며 “서로의 입장이 달라 단합이 쉽지 않겠지만 촛불집회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결성과 소집을 제안한다”고 썼다.


앞서 일부 헬스장 업주들은 정부의 집합금지 조치에 반발, 항의 차원에서 매장 문 열기 운동에 나선 바 있다. 또 스크린골프, 당구장, 코인노래방 등 집합금지업종 업주들을 중심으로 집회 등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적용할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서 실내체육시설 등 집합금지 업종에 대해 부분적 영업 재개 여부를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점주들 사이에서는 현재 오후 9시까지인 매장 영업시간을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높다.ⓒ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캡처

식당 업주들 사이에서는 16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 조정안 발표를 앞두고 불안감이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 설 연휴까지 거리두기 조치를 연장한다는 소식에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정부 지원금으로 한 달 임대료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기간을 연장할거면 영업제한 시간만이라도 늘려줘야지. 이대로 가다간 모두 주저앉을 판”이라고 토로했다.

데일리안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