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회 폐막 이틀뒤에야 열렸다..의아한 北열병식 날짜
북한이 14일 오후 노동당 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을 열고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전술 무기를 공개했다. 그런데 개최 시점을 놓고 의외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 대회가 끝난 지 이틀 뒤에 열병식이 열리면서다.
북한은 당 대회를 5일부터 8일 동안 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하고, 12일 폐막했다. 북한은 폐막 당일 당 대회 참가자들을 모아 놓고 ‘당을 노래하노라’를 주제로 대규모 공연도 했다.
고위 탈북자는 “북한은 통상 행사 마지막 날 하이라이트성 일정을 진행한다”며 “열병식은 당 대회 기념행사의 가장 의미 있는 일정인데 폐막 이틀 뒤에 열병식을 한 건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10일 최종 연습을 하고도 열병식을 하지 않은 데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열병식 동향을 추적하는 한국군을 향해 “특등 머저리”라고 비난하고 나서자 일각에선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ㆍ미 군 당국은 열병식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북한군이 당 대회 폐막 이후에도 해산하지 않고 언제든지 열병식에 나설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북한이 열병식 날짜를 14일로 잡은 이유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11일부터 이틀간 평양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점에서 날씨와 연관 짓는 분석이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열병식에 다양한 무기를 동원하기 위해 준비했다”며 “미사일을 탑재한 대형 트레일러 등은 눈길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기상을 고려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12일 김 위원장이 당대회 일정의 일환으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을 당시 상당한 양의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이 북한 방송에 잡혔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당대회를 폐막한 이후에도 언제라도 열병식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대기해 왔던 거로 안다”며 “13일 평양의 낮 최고기온이 영상 6도로 올라가 눈이 많이 녹았고, 내린 눈을 치우는 작업이 끝난 뒤인 14일 열병식을 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편에선 정치적인 축제 분위기를 이어 기려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직 정부 당국자는 “통상 북한은 1월에 신년사를 통독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며 “올해는 연초부터 최대 정치행사인 당대회를 열었고, 17일엔 최고인민회의도 예정하고 있는 만큼 당대회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차원에서 당대회 폐막(12일)과 최고인민회의 날짜 사이에 열병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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