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폐암 유전자 있을까? 검사 기간, '2주'에서 '이틀'로 줄어

나건웅 2021. 1. 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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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영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장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가 최근 1~2일이면 결과가 나오는, 새로운 방식의 ‘EGFR 폐암 유전자 변이 검사’를 선보였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2주 가까이 걸리던 기존 조직검사 기간을 대폭 줄였다. 검사 정확도는 97%에 달한다. 비침습 검사인 덕분에 상처도 없다.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검사 방식이다.

EGFR 유전자 변이는 국내 폐암 환자 약 40%에서 발견된다. 양성으로 판정될 경우 치료가 쉽다.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능이 탁월한 경구용 EGFR 표적항암제를 투여하면 된다. 따라서 EGFR 유전자 검사는 폐암 진단을 받으면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필수 검사 항목이다.

기존 EGFR 유전자 검사는 조직검사로 암세포 확인 후 DNA를 추출해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소요 기간은 약 2주. 하지만 최근 건국대병원이 선보인 유전자 검사는 이 기간을 이틀로 크게 단축했다.

이계영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장은 “EGFR 유전자 검사는 결과에 따라 표적항암제 치료를 받을지, 아니면 보다 까다로운 세포독성화학요법 치료를 받을지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검사다. 환자 입장에서는 2주라는 기간이 길고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전이성 폐암 환자의 경우 2주 만에 병세가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기다림이 더 괴로웠다”고 설명했다.

▶건국대병원 이계영 교수…신개념 ‘비침습 액상검사’ 개발

기존 조직검사는 침습 방식이었다. 종양 크기가 작거나 위치가 깊은 경우는 조직검사 자체만으로도 위험한 경우도 적잖았다. 조직을 얻기 위해 수술적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번에 건국대병원에서 내놓은 검사 방법은 ‘기관지폐포세척-액상검사(BALiquid Biopsy)’로 이계영 센터장이 직접 개발했다. 기관지 내시경으로 종양이 위치한 부위에 접근한 후 식염수로 세척한 ‘폐세척액’을 검사해 유전자를 얻는 방식이다. 폐암 환자 폐세척액에는 폐암·종양미세환경에서 분비된 세포 성분과 세포밖소포체, 또 엑소좀 같은 나노입자(nanoparticles)가 액상으로 존재한다. 이계영 센터장은 분리한 세포밖소포체에 EGFR 유전자 변이 DNA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해 국제 저명학술지인 ‘Molecular Cancer’에 발표한 바 있다. 건국대병원은 해당 검사를 최근 실제 환자에게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계영 센터장은 “나중에는 초기 폐암이 의심되는 폐결절 환자에서도 폐세척 액상검사로 90% 이상 정확도를 보이는 유전자 진단법을 개발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침습적인 폐 검사 없이도 폐암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오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나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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