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FB%가 28.9%..NC가 파슨스를 선택한 이유

배중현 2021. 1. 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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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새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는 주 무기로 싱커를 던지며 돋보이는 땅볼 유도 능력을 가졌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창원 NC파크에 적합한 무기를 가진 셈이다. 게티이미지

땅볼 유도 능력. NC가 새 외국인 투수를 물색할 때 집중적으로 체크한 부분이다.

김종문 NC 단장은 "홈구장인 창원 NC파크는 플라이볼 투수에게 불리하다"고 말했다. 기록이 말해준다. 지난해 창원 NC파크의 경기당 홈런은 2.67개(72경기 192개)였다. KBO리그 대표적인 타자 친화 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의 경기당 홈런(2.35개)보다 더 많았다. 고척 스카이돔(1.39개)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투수가 피홈런을 줄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삼진을 잡아내거나 땅볼을 유도하면 된다. NC는 후자에 포커스를 맞췄다.

11일 계약이 발표된 웨스 파슨스(29)는 NC가 찾던 유형에 가깝다. 메이저리그(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파슨스는 2019시즌 땅볼 비율(GB%)이 46.4%였다. 뜬공 비율(FB%)은 28.9%. 지난해 MLB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40명 중 GB%가 47% 이상인 투수는 17명(1위 프람버 발데스·60%)이다. 파슨스가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뛴 2018년 GB%는 무려 61.5%였다. 영입 1순위 후보는 아니었지만, 땅볼 유도 능력은 단연 돋보였다.

파슨스의 구종은 네 가지다. 평균구속 시속 93.7마일(150.8㎞)까지 나오는 포심 패스트볼에 싱커(구단 발표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는다. 눈여겨볼 구종은 싱커다. 싱커는 일직선으로 날아오다가 홈플레이트 앞에서 수직 방향으로 떨어진다. 땅볼 유도에 특화된 구종인데 파슨스의 싱커 비율은 전체 구종 대비 40%에 육박한다. MLB에선 구종 피안타율 3할을 넘겼지만, KBO리그에선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NC는 판단했다.

이상적인 모습은 KIA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다. 브룩스는 지난해 11승 4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다. 그가 KBO리그에 연착륙한 원동력 중 하나가 땅볼 유도 능력이었다. 위력적인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땅볼/뜬공 비율 리그 1위(2.86)에 올랐다. MLB에서 뛴 2019년 브룩스의 GB%는 43.8%로 파슨스(46.4%)보다 약간 낮다.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만큼은 파슨스가 한 수 위인 셈이다.

땅볼 유도 능력이 KBO리그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순 있다. 지난해 15승을 따낸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리그 평균자책점 1위 에릭 요키시(키움)는 위기마다 땅볼을 끌어냈다. 댄 스트레일리(롯데)처럼 탈삼진 능력이 압도적이지 않다면, 땅볼 유도는 효율적인 무기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NC는 11승 투수 마이크 라이트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라이트는 GO/FO가 0.72로 리그 최하위였다. 땅볼(138개)보다 뜬공(191개)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공교롭게도 라이트는 홈구장인 창원 NC파크에서 고전했다. 2021시즌을 함께하게 된 파슨스는 라이트와 180도 다른 유형이다. 김종문 단장은 파슨스 영입 후 "계약 발표가 늦었지만,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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