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두터움과 느림
2021. 1. 15. 00:04
〈16강전〉 ○·신진서 9단 ●·렌샤오 9단
장면 ①=눈에 익은 AI 포진이다. 흑이 잇달아 삼삼을 파고들어 실리를 쌓고 있다. 한데 신진서 9단의 백1,3이 낯선 느낌을 준다. 오랜 세월 이렇게 뻗는 수는 두터운 수법으로 두말할 필요 없는 정답이었다. 그런데 AI 이후 변했다. 이제 프로들은 백이 너무 느리지 않은가 의심하고 겁낸다. 한데 이창호 9단은 지금도 이 수를 가장 많이 둔다. 가만 보니 AI 기대승률에서도 불과 1% 정도 떨어질 뿐이다. 그런 정도라면 추억이 담겨있고 인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 수를 싫어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AI 추천1=AI는 백1의 육박을 권한다. 그다음 백5까지 난이도가 높은 수순이 이어진다. 인간 고수들은 이런 행마들을 해독하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분투한다. 힘든 공부다.
◆AI 추천2=AI의 또 다른 추천은 백1 젖히고 3 끊는 것. AI 이후 최고 인기품목이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다. 11축으로 몰면 12가 축머리를 겸한 호착. 다만 이런 AI 수법들은 인간 능력으로는 계산 불가능한 영역이어서 손에 잡힌 듯하다가도 물처럼 빠져나가곤 한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스님에 "당신 지옥 갈것"···3000명 모은 최바울 종말론 정체
- '김학의 불법출금' 미스터리, 누가 이규원에 출국 정보 흘렸나
- 터널 나오는 순간 '저승사자' 만났다, 블랙아이스의 비밀 [영상]
- 박범계, 고교 강연에서 "아침마다 불끈불끈,밤에는 부르르하지?"
- 38년전 눈뜨고 내준 그 하늘길…‘아카라 회장’ 탈환작전 전말
- 박근혜 설 사면은 없다? 대법 판결전, 주목받는 최재성 멘트
- 코로나 최일선에 찾아온 기적···美간호사 10억 복권 당첨
- [단독]이란 빈손 협상에···선원母 "성의 없는 태도 화 치민다"
- [이영종의 평양오디세이] 돈줄 끊고 전담 경호팀 해체…김덕홍 비운의 망명객 되나
- "주식 않고 돈 모았더니 가난해졌다" 이 시대 벼락거지의 자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