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1] 첫 온라인 행사 폐막..전시회 새 지평 열었다

이홍석 2021. 1. 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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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우려 속 개최..뚜렷한 한계에도 높은 관심 여전
5G·AI·IoT·모빌리티 기술 진화..방구석 뜨거운 열기
삼성·LG, 中 빠진 자리 메우며 코리아 기술력 과시
CES 로고.ⓒ미국소비자가전협회(CTA)

사상 최초로 온라인으로 개최된 전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1'이 14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사태로 행사가 올-디지털(All-Digital)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참가 기업 수 감소로 규모가 줄어들었고 오프라인 전시장이 없어지면서 관심도 하락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러한 많은 우려와 한계에도 불구하고 신기술과 신제품 경쟁으로 뜨거운 관심의 열기는 그 어느 해 못지 않아 새로운 전시회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사상 첫 온라인 CES...전시의 뉴 노멀(New Normal) 제시


CES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유럽 최대 국제 가전박람회 IFA(독일 베를린)와 함께 세계 3대 전자·IT 전시회다.


올해 행사는 당초 1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예년과 마찬가지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행사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프라인 행사를 포기하고 전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했다.


CES가 전면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되는 것은 지난 1967년 첫 개최된 이래 처음이다. 이러한 방식의 변화로 참가 신청이 대폭 줄어드는 등 규모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올해 행사 참가 기업은 1961개로 지난해 행사(161개국 4400여개)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을 통한 방구석 열기는 뜨거웠다. 올해 행사에서도 5세대이동통신(5G)·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로봇 등 다양한 기술의 향연이 펼쳐졌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참가기업들은 신기술과 신제품으로 무장하고 온라인을 통해 시청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비록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와 샌즈 엑스포 등 각 전시·행사장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던 풍경은 볼수 없었지만 CES 행사 및 기업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중계된 행사에는 많은 접속자들이 몰렸다.


전면 온라인 행사여서 지난해(관람객 18만여명)와 같은 공식적인 수치는 집계되기 어려웠지만 동시 접속자가 한번에 몰리면서 일부 온라인 행사는 영상 시청이 원활하지 않았을 정도였다는 점에서 그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CES 행사 개막 직전에 진행된 삼성전자의 2021년 TV 신제품 공개 행사 '퍼스트룩 2021'의 경우, 동시 생중계된 유튜브를 통해 집계된 시청자만 1만5000~2만명에 이를 정도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참가 기업들은 기술과 제품들이 고객과 관람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컸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당초 우려보다는 행사가 잘 진행돼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전시회의 뉴노멀(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AI로봇청소기 '제트봇AI'. 삼성전자 CES 2021 프레스 컨퍼런스 행사 캡쳐

◆ 주인공은 나야 나...입증된 K-테크의 파워


올해 행사에서는 5G의 본격적인 상용화와 AI·IoT 관련 기술 보급, 자율주행을 필두로 한 모빌리티(운송수단)와 로봇 기술의 발전 등 미래 신기술들의 진화가 펼쳐졌다.


국내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필두로 다양한 기업들이 참가해 신기술·신제품들을 내놓으면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일상의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선도했다. 이는 미국과 무역분쟁을 겪는 중국 기업들이 지난해 행사부터 빠져나가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행사의 터줏대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상 속에서의 변화와 혁신을 주제로 다양한 신기술과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을 주제로 미니 발광다이오드(LED)·마이크로LED TV를 비롯,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냉장고와 AI 기능이 탑재된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 등을 선보였다.


또 인텔의 AI 솔루션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신제품 '삼성 제트봇 AI', 그리고 제트봇 AI를 활용한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스마트싱스 펫'을 선보였다. 또 연구개발(R&D) 단계의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도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LG전자는 프레스컨퍼런스를 통해 가상인간 '김래아'와 롤러블(Rollable·둘둘 마는) 폰 'LG 롤러블'을 최초로 공개했다.


또 ‘LG와 함께 홈 라이프를 편안하게 누리세요(Life is ON - Make yourself@Home)’를 주제로 개설한 온라인 전시관에서는 롤러블TV, 오브제 컬렉션, 무선청소기,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들과 LG 씽큐(ThinQ) 솔루션을 선보였다.


양사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는 전장 솔루션에서도 경쟁력 강화 지속을 천명했다. 삼성전자는 전장 부품 자회사인 하만 인터내셔널과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2021’을 공개했다. 디지털 콕핏은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 영역의 차량 편의기능 제어장치를 디지털 전자기기로 구성한 장치다.


CES 행사 개막전인 지난달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한 LG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마그나의 프레스컨퍼런스에서 미래 핵심 동력원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에서 선도적인 부품 공급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또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 룩소프트와 함께 설립하는 합작사 '알루토'가 오는 27일 출범하는 것을 알리며 SW 경쟁력 강화 제고에도 나섰다.


알루토는 웹OS 오토(webOS Auto) 플랫폼을 기반으로 헤드유닛(Head Unit)과 뒷좌석 엔터테인먼트시스템(RSE·Rear-Seat Entertainment system) 등을 포함한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GS칼텍스가 'CES 2021'에서 선보인 미래형 주유소.ⓒGS칼텍스

또 정유회사에서 종합 에너지·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는 GS칼텍스는 미래형 주유소를 선보였고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는 '자유 장착형 첨단 운전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외에 국내 중소기업들과 스타트업(신생벤처)들도 AI·로봇·자율주행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과시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CES 행사에 국내 기업은 345개사가 참가했다. 국내 기업들은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기술 386개 중 100개를 차지하며 이를 입증했다.


◆ 코로나19 대유행...비대면·헬스케어 솔루션 주목


이번 행사가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 치러지다보니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과 솔루션들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비대면·비접촉 기술과 함께 헬스케어 솔루션들에도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LG전자가 선보인 자율주행 자외선(UV) 살균 로봇 ‘LG 클로이 살균봇’은 코로나19로 높아진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살균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자외선 램프(UV-C)와 AI 공간 인지 기능을 탑재, 집이나 호텔 등 특정 공간의 위생을 위해 방역 작업을 할 수 있다. 올 상반기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LG전자 가상인간 김래아가 소개한 LG 클로이 살균봇. LG전자 프레스컨퍼런스 캡쳐.

코로나19로 일상용품이 된 마스크도 진화된 제품들이 등장했다. LG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지난해 개발한 전자식 마스크‘ LG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현재 홍콩과 대만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선제적으로 판매가 시작됐고 국내에서는 식약처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영국 IT업체 비나톤은 마스크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장착한 ‘마스크폰’ 제품을 선보였고 게임용 키보드·마우스 제조기업 미국 레이저는 스마트 마스크 제조를 위한 ‘프로젝트 헤이즐’을 공개했다.


플라스틱 소재의 N95 마스크를 기반으로 사람들의 목소리를 더 또렷하게 내보낼 수 있는 마이크와 앰프를 장착했고 어두운 환경에서도 얼굴 표정을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환경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조명 시스템도 탑재하는 개념이다.


국내 스타트업 브이터치는 ‘가상터치 패널’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카메라와 AI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의 위치와 동작을 정확히 파악해 직접 터치를 하지 않아도 디스플레이를 조작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코로나19로 접촉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비대면 기술 트렌드를 잘 반영해 호평을 받아 이번 행사에서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또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솔루션업체인 독일 보쉬는 30분 만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정하는 가정용 검사 키트를, 미국 의료기깅 업체 호흡과 심장박동 수 등을 통해 코로나19 증상을 감지할 수 있는 기기를 선보이는 등 코로나19 맞춤형 검사 솔루션도 등장했다.


이와함께 바이러스 감염 우려도 병원 방문을 꺼리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헬스케어 솔루션들도 선보였다.


네덜란드 필립스는 구강 스캐닝을 통해 적절한 치아 관리법을 제시하고 구강 관리 솔루션을 제시하는 신개념 칫솔을 선보였고 일본 의료기기기업 오므론헬스케어는 원격 환자 모니터링 솔루션인 ‘바이탈 사이트’를 공개했다.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에이치로보틱스는 원격 비대면 재활 솔루션 '리블레스'를 선보이며 혁신상의 주인공이 됐다. 리블레스 이용자는 원격으로 의료진이 안내하는 재활운동 로봇을 통해 비대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엠투에스는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시신경 검사기 ‘VROR’을 통해 설립 3년 만에 혁신상을 받았다. 검사기 내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눈의 상태를 측정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눈 건강 서비스와 연결해 준다.


아이메디신은 뇌의 전기적 활동을 감지해 간질, 치매 등 모든 종류의 신경 장애를 진단하는 뇌파 분석 헬멧 ‘아이싱크웨이브’를, 알고케어는 IoT 기술을 통해 개인 맞춤 영양제를 제조하는 솔루션을 각각 내놓았다.


이외에 에이티센스는 11일까지 연속 검사가 가능한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를 선보이며 다양한 헬스케어 솔루션들이 행사에 등장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향후 원격의료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커지면서 전자·IT기술의 활용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이번 행사가 열리면서 비대면·비접촉 기술과 함께 원격 헬스케어 솔루션들에 대한 관심도 예년대비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며 “5G·AI·IoT 등 다양한 IT 기술의 활용도가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성장동력으로써 관심도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치로보틱스 원격 비대면 재활 솔루션 '리블레스'.ⓒ에이치로보틱스

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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