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경영 폐지" 이재용 약속 이행..삼성디스플레이 단협 체결
삼성디스플레이는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삼성전자·디스플레이·SDI·전기·SDS 등 삼성의 전자 계열사 중 노사 간 단체협약안에 합의한 건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소속으로 공식 출범했다. 같은 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하면서, 본격적으로 단협 타결을 위한 교섭을 시작했다. 노사는 7개월여의 교섭을 거쳐 이번에 복리후생과 임금·수당제도 개선 등 109개 조항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500여 명이 가입한 삼성디스플레이노조에 연 9000시간의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를 인정하는 등 노조 활동 보장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단협 체결식은 이날 오후 충남 아산1캠퍼스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김범동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인사팀장)과 장재성 한국노총 금속노련 의장, 김정란·이창완 삼성디스플레이노조 공동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범동 부사장은 “대내외적으로 힘든 여건 속에서도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원만하게 노사 합의를 이뤄냈다”며 “법과 원칙을 준수하며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창완 노조 공동위원장은 “노조는 회사에 반대하는 조직이 아니라 함께 소통하는 단체”라며 “앞으로 잘해 나가자”고 말했다.
삼성은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부터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더는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말 국정농단 파기 환송심 최후진술에서도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도 더는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제가 말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 삼성은 이제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2021년도 임금·복리후생에 관한 협의를 시작한다. 삼성전자 등 4개 전자 계열사 노사는 단협 교섭이 진행 중이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버닝썬 제보자' 김상교 "그날 디제잉한 효연아, 슬슬 불어"
- 한국이 택한 아스트라···"효능 의문, 왜 차선책 쓰나" 호주서 논란
- 이래도 강등? 김여정, 혼자 대열 이탈해 자유분방하게 걸었다
- 윤석열 징계도 김학의 출금도···'이용구·정한중' 묘한 조합
- 여군 첫 '전투기 박사' 나왔다···전술무기교관 1호 부부 탄생
- 손혜원 "文, 양정철과 인연끊어..생쇼에 속지 마라"
- 13세 아이는 수십년뒤 깨어날 꿈꾼다···중국 냉동인간 10인의 삶
- [단독] 밤 9시 식사 금지 풀고, 5인 이상 금지는 유지할듯
- "안철수 소통 문제 치명적" 장진영 글에 '좋아요' 누른 김종인
- 배두나 찍으러 한국 온 프랑스 감독 "봉준호는 천재, 송강호에 푹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