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정집' 10인의 반란 "이게 아니면 뭘로 탄핵하겠나"
"폭도 막지 않은 것 취임 선서에 대한 배신"
"이 일로 탄핵 못하면 무엇으로 탄핵하나"
"진실을 택할 때 공화당이 가장 잘 될 것"
"정치보다는 나라를 우선해야 할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3일(현지시간) 하원을 통과하면서 관심이 집중되는 10명이 있다.
공화당 소속이면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표결에 찬성한 리즈 체니 의원 등 '반란표' 의원들이다.
당초 전날까지 구체적으로 '반란' 의사를 밝힌 이들은 4명 정도였지만, 표결 전 토론에서 2명이 추가됐고, 최종적으로 공화당에선 10명의 찬성표가 나왔다.
앞서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역시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했을 때, 공화당에선 이탈표가 없었다. 당시보다 약해지긴 했지만 이번에도 당내에선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컸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최종 토론에서, 폭도를 즉시 규탄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탄핵은 미국을 더 분열시킬 뿐"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나온 10명의 이탈표는 정치적 함의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과 선을 긋는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공화당 의원들이 나오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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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트코, 뉴욕
카트코 의원이 공화당에서 공개적으로 탄핵을 지지한다고 밝힌 첫 의원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연방검사 출신인 그는 이번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작업도 맡았다.
카트코 의원은 이날 탄핵 표결에 앞선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뿐 아니라 이전의 연설에서도 폭동을 부추겼다"면서 "집회에서 폭력 행위가 나타났을 때 이를 즉시 강하게 막지 않아 많은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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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체니, 와이오밍
체니 의원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장녀다. 이미 전날 "미국에서 가장 성스러운 공간에서 죽음과 파괴를 초래한 폭동의 책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며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체니 의원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통령이 폭도를 불러 모아 불을 질렀다"며 "그 뒤 일어난 모든 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이라고 했다. 특히 "폭력사태를 막기 위해 즉시 개입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았다"면서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한 맹세에 대한 가장 큰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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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킨징어, 일리노이
NYT는 킨징어 의원을 평소에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의원 중 한 명이라고 했다.
그는 성명에서 "미국의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어기고 폭동을 부추겼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행위를 가지고 탄핵할 수 없다면, 무엇이 탄핵할 수 있는 죄가 되겠느냐"며 당위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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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업턴, 미시간
업턴 의원은 당초 탄핵에는 신중한 입장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탄핵 절차보다 초당적인 불신임 조치가 더 나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탄핵이 중요한 입법이나 바이든 새 행정부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까 걱정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참을 만큼 참았다(Enough is Enough)'고 말할 때"라며 탄핵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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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에레라 뷰틀러, 워싱턴
뷰틀러 의원은 탄핵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이해한다고 했다. "국가에 더는 분란을 일으키지 말고, 공화당 유권자를 소외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을 잘 들어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토론 연설에서 "나 또한 공화당의 유권자"라며 "헌법과 개인의 자유, 자유시장, 정의, 평화를 믿는다"고 했다. "우리가 진실을 택할 때 우리 당이 가장 잘 될 것"이라며 탄핵 찬성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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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뉴하우스, 워싱턴
뉴하우스 의원 역시 당일 토론 자리에서 탄핵안에 찬성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공화당의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거짓 정보를 말하고 폭도들을 선동할 때, 자신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더 빨리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주 의사당에서 폭동이 일어났는데도 아무 조처를 하지 않은 대통령에게는 탄핵 찬성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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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곤살레스, 오하이오
곤살레스 의원은 최근 며칠 동안 의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해하려 애썼다고 했다. 결국 "헌법이 규정한 임무를 의회가 완수하지 못하도록 대통령이 폭도를 조직해 선동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의원들이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대통령은 대통령이기를 포기했다면서 이런 모습은 "국민과 나라에 모두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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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메이저, 미시간
메이저 의원은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그의 지역구인 미시간은 과격 트럼프 지지자의 활동이 활발한 곳 중 하나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선 민주당 소속의 그래천휘트머 주지사를 납치하려는 극우 무장세력의 시도도 있었다.
메이저 의원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도둑맞았다'는 거짓 주장으로 수백만 명을 오도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의사당 폭동 당시 가장 자신을 필요로 할 때 대통령은 리더십을 보이지 않았다"며 "무거운 마음으로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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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라이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라이스 의원은 성명에서 "4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의 오랜 텃밭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선거운동을 했고, 두 번이나 그에게 투표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번 의사당 난입 사건을 두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실패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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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발라다오, 캘리포니아
발라다오 의원은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참사를 불러온 원동력"이라고 썼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선동적이고 미국적이지 않으며 혐오스럽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절대적으로 탄핵할 수밖에 없는 일을 저질렀다고도 했다. 그는 "정치보다는 나라를 우선해야 할 때"라며 자신의 판단을 설명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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