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드레스' 입고 등장한 펠로시 "대통령도 법 위엔 없다"
“오늘 하원은 미국 대통령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초당적 방식으로 보여줬다. 나는 슬프고 비통한 마음으로 서명한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에 서명하기 직전 남긴 말이다. ‘슬프고 비통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듯 그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평소 강렬한 원색의 ‘파워 슈트’를 즐겨 입던 것과 대조됐다.
상복을 연상시키는 이 드레스는 1년여 전에도 선보였던 이른바 ‘탄핵 드레스’다. 미 언론은 “지난 2019년 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탄핵을 가결할 당시에 입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그가 입은 검은 드레스는 의사당에서 벌어진 폭동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탄핵소추안 가결을 엄숙한 정치 의례로 보이게 하는 효과를 냈다. 펠로시 의장이 오후 4시 35분께 하원 본회의장 단상에 서서 탄핵소추안 채택을 선포했을 때도 민주당 의원들은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일부 의원들이 손뼉을 치는 등 탄핵소추안의 통과를 반겼던 지난 2019년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많은 사람들은 펠로시가 의상을 통해 강력한 상징적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미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는 의회 난입 사태 당시 탈취됐던 연설대를 사용했다. 한 30대 남성이 탈취 후 사진을 남기면서 알려진 이 연설대는 시위대의 불법성과 폭력성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했다.
펠로시 의장은 하원 야당의 수장으로 4년 내내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 당시 의장석에서 연설문 원고를 찢어버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 등에서 펠로시 의장을 ‘미친 낸시’, ‘미친 펠로시’로 부르며 각을 세웠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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