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에 날아든 선비 - 한탄강은 두루미 세상
함박눈이 내린 12일 강원도 철원 한탄강변. 넓은 들판과 강물이 어우러진 이곳은 먹이가 풍부해 철새의 낙원으로 불린다. 천연기념물 201-2호 큰고니, 243-1호 독수리와 쇠기러기 등 매년 겨울 수천 마리의 새들이 이곳을 찾아 월동한다.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인 두루미(멸종위기종 1급)가 올해도 철원에 날아들었다.
천연기념물 202호 두루미는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만 남은 희귀종이다. 하얀 자태를 뽐내는 두루미 외에도 회색빛을 띠는 천연기념물 203호 재두루미(멸종위기종 2급)도 수백 마리가 눈에 띄었다. 재두루미보다 더 어두운 빛을 띠는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도 목격됐다.
두루미는 한자로 학(鶴)이다. 중국 북동부와 일본 홋카이도,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에 우리나라를 찾는 두루미는 강원도 철원, 경기도 연천 한탄강변 등지로 찾아와 월동하고 3월경 떠난다. 십장생의 하나로 옛 그림에 많이 등장하는 두루미는 정수리 부분이 붉어 단정학으로 부른다.
어미 곁을 떠나지 않고 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며 재롱을 피우는 어린 새끼들의 모습도 보였다. 어린 새끼들은 머리부터 목까지 황갈색을 띠고 있다. 두루미는 태어난 지 3년이 돼야 성체의 모습을 갖춘다.
두루미는 한번 부부의 연을 맺으면 평생을 함께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보통 5~6월 무렵 2개의 알을 낳고 암수가 함께 품어 32~33일 후 부화한다. 이번에 철원에 함께 온 어린 새들은 작년에 태어나 처음 우리나라를 찾은 개체도 있다. 부디 안전하게 겨울을 보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길 소망한다.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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