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찍힌 CCTV폐기 한스러워" 키즈카페 사장 글

김남명 2021. 1. 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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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 네이버 지식인 홈페이지 캡처


“저의 증언이 (정인이 양모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는 데 아주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합니다.”

정인이 양모가 아이와 자주 찾던 키즈카페 사장이 13일 누구나 볼 수 있는 네이버 지식인에 장문의 글을 올리며 남긴 당부였다. 이날은 정인이 양모의 첫 재판이 있던 날이었다. 그는 당시 정인이를 보면서 의아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밝히면서 정인이의 양모가 정인이를 학대한 정황에 대해 언급했다.

“오늘 재판을 보고 너무나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아파서 어디에 글을 올려야 할지 몰라 일단 쓴다”고 한 키즈카페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5월 폐업해 CCTV를 폐기한 것이 너무나 한이 된다”며 “(장씨가) 친딸 데리고 오픈 후 일년 내내 일주일에 한 번 이주일에 한 번씩은 늘 왔었고 정인이 입양후엔 (이곳에서) 지인들과 입양파티도 했다”고 썼다.

이어 당시 파티가 정인이의 입양을 축하하는 자리였음에도 정작 정인이는 뒷전이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장씨가 케이크 사 온다며 나갔다왔다. 들어올 때 보니 손에 5000~6000원짜리 초코 케이크가 들려 있었다”면서 “정인이는 테이블과 멀리 떨어진 곳에 양부 안모씨와 있었고 입양 축하 노래를 부른다며 친딸만 여러 차례 불렀다. 당시 정인이의 이름은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특히 그는 “친딸이 자리에 앉자 ‘생일 축하합니다’를 ‘입양 축하합니다’로 개사해서 불렀다”면서 “‘사랑하는 우리 안XX 언니된 걸 축하합니다’라고 하고선 자기들끼리 음식 먹고 놀았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지식인 홈페이지 캡처


키즈카페 사장은 정인이의 양모가 2월 중순까지 가게를 찾아 정인이를 학대한 듯한 여러 정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했다.

그는 “정인이는 9개월 때 이미 소파를 잡고 걸을 줄 알았다. 호기심이 많았는지 소파 잡고 걸으며 여기저기 다니며 놀았다. 그런데 장씨는 자기 일행과 먹거나 폰만 들여다보고 정인이는 그 자리에 없는 아이처럼 전혀 케어하지 않았다”면서 “(정인이가) 이것저것 만지다가 자기 머리를 만지게 되면 장씨는 ‘이거 만지는 거 아니야!’ 하고 버럭 소리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정인이가 걷다가 휘청거리고 앞으로 고꾸라져 크게 운 적이 있다. 같이 온 친구 엄마가 놀라서 ‘애기가 엎어졌다’고 하는데도 장씨는 ‘쟤 원래 잘 울어요. 놔두면 알아서 그쳐요’라고 하면서 그대로 냅뒀다”고 썼다.

장씨가 정인이의 얼굴을 패딩점퍼 모자와 가재손수건 등으로 감싸놓았던 일화도 있었다. 키즈카페 사장은 “장씨가 일행과 밥먹는 동안 정인이를 쇼파에 재우다 바닥으로 쿵 떨어져 자지러지게 운 적도 있다”면서 “울길래 가보니 두꺼운 패딩점퍼 모자로 정인이 얼굴을 푹 뒤집어 씌워놓고 모자안에는 가재손수건으로 또 덮어놨길래 ‘왜 이렇게 얼굴을 씌우냐’고 물어보니 ‘빛을 보면 애가 잠을 못 잔다’고 했다”고 썼다.

아이를 폭력적으로 대하는 장씨의 모습. TV조선 뉴스 캡처


장씨는 구에서 지급한 입양축하금을 두고 불평을 늘어놓았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키즈카페 사장은 글을 통해 “다른 엄마들이 정인이를 보고 ‘몇 개월 됐냐’고 물어보면 (장씨는) ‘제가 입양한 둘째다’라고 늘 입양을 강조했다”면서 “(장씨가) 입양하고 일주일쯤 뒤 정인이를 데리고 와서는 ‘강서구는 입양 축하금을 200만원밖에 안 준다. 너무 짜게 준다’고 했다”고 전했다. 글을 올린 키즈카페 사장은 “입양 축하금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키즈카페 사장은 장씨와 작년 12월 망년회에서 아파트 구입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던 일화도 언급했다. 그는 “2019년 11월에 제가 장씨가 살고 있는 A아파트로 이사했고 12월에 장씨와 함께 망년회를 했다. (장씨가) 그때 ‘A아파트는 얼마냐’고 묻길래 제가 얼마라고 하니 ‘우리 사는 전세가 기한이 다 되어서 이사가야 되는데 우리는 거기로 이사할 돈이 없다’고 했다. 그러더니 2020년 1월 정인이 입양되고 2월에 A아파트를 매매했다면서 ‘남편이 돈이 된대요’라고 엄청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땐 자세히 묻진 않았지만 혼자 속으로 ‘아이가 한명 더 늘어서 대출금액이 늘어났나’ 생각했다. 그런데 요새 여러 기사 글을 보니 (장씨가) 정인이 입양 후 대출금액 한도가 더 늘어나 대출 신청하고 아파트를 매매했다고 나온다”고 했다.

특히 그는 “키즈카페 폐업 후 종종 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정인이를) 봤다. 그때마다 정인이는 유모차에 인형처럼 움직임도 별로 없고 표정도 없고 옹알이도 별로 없어 얌전하다고만 생각했다”며 “(장씨에게) ‘아이가 참 순하다. 유모차에 어떻게 이렇게 얌전히 잘 있냐’고 물으니 장씨가 웃으면서 ‘자기가 이렇게 되겠끔 훈련시켰죠’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글을 작성한 키즈카페 사장은 “그때 그 훈련이 학대일 줄 몰랐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글 말미에 “아이가 잔혹하게 죽임을 당했고, (양부모가)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저의 증언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는 데 아주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언론사에 제보해 달라”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한테 꼭 증언해 달라”는 댓글을 남겼다.

네이버 지식인 홈페이지 캡처


이에 키즈카페 사장은 13일 지식인에 한번 더 글을 올려 지난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하지만 키즈카페를 폐업하며 장씨와 관련된 CCTV가 폐기된 상태고, 장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도 A씨가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면서 사라져 실질적인 증거물은 제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글을 통해 “목격담 외에 증거물로 제출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너무나 안타깝다”며 “정인이의 고통스러웠던 짧은 생에 너무 마음이 아프고 죄스럽다. 증거물은 없지만 저의 목격담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되는 데 아주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김남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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