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안하면 왕따?..2030 대출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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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IT기업에 다니는 김예진(32ㆍ가명)씨는 달아오르는 증시에 더 늦기 전에 뛰어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최근 시중은행 2곳에서 비대면 전용 신용대출 5000만원을 받았다.
한은은 "전·월세와 주택매입 수요 증가, 주식투자 수요 확대가 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면서 "특히 청년층 접근성이 높은 비대면 신용대출과 전월세자금대출 지원 등의 수요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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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조일라' 우려에 대출수요 늘어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서울 소재 IT기업에 다니는 김예진(32ㆍ가명)씨는 달아오르는 증시에 더 늦기 전에 뛰어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최근 시중은행 2곳에서 비대면 전용 신용대출 5000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가까운 직장 동료 대부분이 주식투자를 하고 모이면 나누는 얘기도 온통 주식"이라면서 "투자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 작년까지는 남의 얘기로 여겼는데 올해 들어 코스피가 폭발하는걸 보니 나 혼자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 남편과 논의한 끝에 급하게 대출을 받았다"고 말했다.
맞벌이를 하며 전셋집에 사는 김씨는 올가을 계약이 만료되는 데 맞춰 서울 외곽에 있는 소형 아파트를 한 채 구매해 입주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집값이 너무 올라서 계획대로 하려면 빚을 어마어마하게 져야할 것 같다"면서 "요즘 열풍이라는 빚투(빚내서 주식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을 제가 다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집값이 계속해서 크게 오르면 계획을 유보하고 아예 주식에 더 투자를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저금리와 높은 유동성을 등에 업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과 들끓는 증시가 20~30대 청년층을 대출시장으로 빠르게 몰아넣고 있다. 특히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거의 ‘필수’로 자리잡아가는 주식투자를 위해 접근이 비교적 용이한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으로 서둘러 자금을 끌어모으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A시중은행에서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취급된 직장인 대상 비대면 신용대출 차주들 중 20~30대의 비중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약 45%로 집계됐다. 20대가 16%, 30대가 29%였다.
은행 관계자는 "20~30대 차주 비중이 새해 들어 의미있게 증가한 건 분명해보인다"면서 "특히 20대 차주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B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이뤄진 비대면 신용대출의 과반을 20~30대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20~30대 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올들어 다시 급증 조짐이다. 지난해 12월 말 133조6482억원이었던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이달 4일 133조9280억원, 11일 134조5237억원으로 불어났다.
연초 신용대출 증가세 지속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고강도로 시행된 은행권 대출 규제가 다소 풀린 가운데 언제 또 조일지 모른다는 불안감,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증시 등이 대출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젊은이들이 대출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아가는 움직임은 전체 가계대출 시장의 대출차주별 연령 비중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0~30대 청년층의 가계대출은 전년동기 대비 8.5% 늘어 다른 연령층(6.5%)에 비해 증가세가 더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전·월세와 주택매입 수요 증가, 주식투자 수요 확대가 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면서 "특히 청년층 접근성이 높은 비대면 신용대출과 전월세자금대출 지원 등의 수요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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