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콕'에 출퇴근 훈련.. 스프링캠프 바꿔놓은 코로나
서울 지키는 키움, 바다 건너는 SK
NC·KIA·삼성·롯데 '홈(구장)콕 캠프'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올겨울 몰아친 ‘북극 한파’와 해를 넘긴 코로나19 대유행에도 스프링캠프 준비로 분주하다. 스프링캠프는 지난해까지 미국·일본·대만·호주 등 해외 전지훈련으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선수단의 안전을 고려해 모든 구단이 국내 캠프를 택했다. 그중 절반은 홈구장에서 출퇴근 방식의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각 구단들은 2월 중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대부분 2월 1일 훈련을 시작하는 일정표를 짰지만, 일부는 코로나19의 지역별 확산세와 자유계약(FA)·외국인 선수 합류 시점 등의 변수 때문에 날짜를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오는 4월 3일로 예정된 2021시즌 프로야구 KBO리그 개막일을 고려해 2월 상순에는 모든 캠프가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행선지의 가닥은 잡혔다.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한 서울·인천·경기·대전 연고 5개 팀은 연고지를 떠나 합숙하고, 그 나머지 팀들은 홈구장을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미국 애리조나,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고치 등 해외 전지훈련 도중 현지 팀과 펼쳤던 교류전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일본의 경우 코로나19 대확산에 따른 수도권 등지의 긴급사태 선언으로 스프링캠프 개시일을 1주일 연기하려다 예정대로 2월 1일로 되돌려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키움은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안방으로 둔 만큼 유일하게 서울에 남는다. 아직 신임 감독을 선임하지 못해 스프링캠프 개시일과 교류전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오는 15일 주주총회에서 허홍 신임 대표이사 임명 절차를 거쳐야 코칭스태프 인선을 마무리할 수 있다.
키움 관계자는 13일 “고척돔을 2월 1일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설관리공단에 승인받은 상태”라며 “감독을 선임해야 스프링캠프 개시일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1차 행선지는 경기도 이천으로 겹친다. 이천에는 두 팀의 2군 홈구장이자 구단 전용 훈련장인 두산 베어스 파크와 LG 챔피언스 파크가 있다. 다만 체류 기간이 다르다. 두산은 2월 20일 울산으로 이동하는 반면, LG는 한 달을 머물다 3월 남부지방으로 옮겨 교류전을 치를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오는 17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유지·격상·격하 여부가 팀의 2차 캠프 일정과 장소를 정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KBO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순위 반등을 노리는 한화 이글스와 2년 연속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KT 위즈처럼 올해 확실한 목표를 가진 구단들은 빠르고 촘촘하게 일정표를 완성했다.
한화는 2월 1일 경남 거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2주간 합숙하고 같은 달 16일 대전 홈구장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로 복귀해 훈련을 이어간다. 지난 11일 입국해 2주 자가격리에 들어간 한화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사실상 처음으로 선수들을 지휘할 곳도 거제 스프링캠프다.
KT는 2월 1~26일 부산 기장에서 1차, 같은 달 27일부터 울산에서 2차로 나눈 훈련 계획표를 짰다. 훈련 일정에 공백을 두지 않을 만큼 KT는 결의로 가득 차 있다. KT 관계자는 “1월 30일 오후 연고지(경기도 수원)로 선수단을 소집해 기장으로 이동하고, 하루를 휴식한 뒤 2월 첫 날부터 훈련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인천 연고의 SK 와이번스는 유일하게 바다를 건넌다.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 스프링캠프를 차릴 계획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따뜻한 곳에 훈련지를 꾸렸지만, 강설이 잦은 제주도의 기후를 무시할 수 없다. SK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코칭스태프와 선수 전원에게 롱패딩 점퍼를 지급했다.
영·호남권 구단들은 수도권·충청권보다 기온이 높은 연고지의 혜택을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톡톡히 보게 됐다. 부산의 롯데 자이언츠, 경남 창원의 NC 다이노스, 대구의 삼성 라이온즈, 광주의 KIA 타이거즈는 모두 홈구장에서 훈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합숙보다는 출퇴근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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