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광고로 전도의 공교회성 회복하고, 기독 인재풀 확장되길"

임보혁 2021. 1. 1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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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시대 새 길 여는 '복음의전함' 특별 대담
정성진 목사와 이철 감독회장, 고정민 이사장이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감리회관에서 비대면 시대 ‘대한민국 방방곡곡 복음심기’ 캠페인이 갖는 의미와 나아갈 방향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국민일보와 (사)복음의전함(고정민 이사장)은 지난달 15일부터 ‘대한민국 방방곡곡 복음심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전국 버스와 택시, 교회 차량에 연예인 등의 친숙한 얼굴과 함께 복음적 메시지를 담아 예수 복음을 전하는 사역이다.

비대면 시대에도 전도와 선교의 길은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한국교회에 새로운 복음 전파 패러다임을 제시할 이번 캠페인에 미래목회포럼 이사장 정성진 목사와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겸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이 동참했다.

정 목사와 이 감독회장, 고정민 이사장을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감리회관에서 만나 비대면 시대 복음 전도의 방향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참석자
정성진 목사 (미래목회포럼 이사장)
이철 기감 감독회장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고정민 복음의전함 이사장

-‘대한민국 방방곡곡 복음심기’ 캠페인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어디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고정민 이사장=하나님 말씀인 복음을 전하는 일은 멈춰선 안 됩니다. 코로나19로 전도와 선교가 어려운 시대가 됐지만, 복음을 전하는 일은 변함없이 진행돼야 하고 지혜로워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전국 48개 지역 버스와 택시 각 1000대에 복음광고가 부착돼 매일 운행 중입니다. 복음광고 메시지를 볼 크리스천들에게는 다시 믿음을 회복하는 기회가 되고 비기독교인들에게는 예수님을 만나는 일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소감이 궁금합니다.

정성진 목사=하나님께서 이 시대를 위해 예비한 기독교 공공 광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교인들은 교회에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고, 일반인들은 복음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달리는 버스와 택시에 광고판을 붙여 복음을 전하니 어떻게든 복음이 전달될 것 같습니다. 직접적인 말로 교회로 오라는 것이 아니라 복음만을 담아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철 감독회장=대중과 친숙한 크리스천 인재를 수면 밖으로 들어낸 것 같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광고 자체에 복음을 싣는 동시에 친숙한 이들을 등장시켜 사람들과 ‘복음’의 거리를 가깝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복음전파가 어려운 현실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복음을 전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국내 800만 성도와 6만 교회가 하나가 돼 오직 예수님만을 전하자는 이번 캠페인이 한국교회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정 목사=한국교회의 연합사역을 20년 넘게 해오며 교단과 개교회의 높은 벽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 캠페인에는 벽이 없습니다. 광고주 정보를 싣지 않음에도 캠페인이 계속 전개될 수 있는 건 하나님의 은혜라고 봅니다. 한국교회가 교파나 교단의 벽을 넘어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도와 개교회를 모아 ‘적은 비용을 헌신한 나도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마음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힘을 많이 잃은 불신자들과 교인들에게 복음 광고가 용기를 주고 위로가 될 것입니다.

이 감독회장=교인이 줄어 교회가 어렵다고들 얘기하는데 한편으로는 전도할 대상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희망을 품은 이에게는 하나님께서 함께하십니다. 복음광고로 일반인들에게 ‘저 사람도 예수를 믿는구나’ 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크리스천 연예인이 전하는 메시지처럼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전달되는 것도 없습니다. 얼굴이 잘 알려진 이들이 위로의 말을 전하며 친근하게 다가가 복음을 설명해준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복음을 전하는 한국교회 구성원들에게도 큰 용기와 위로가 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주변에 참여를 독려하실 계획이신가요.

정 목사=교회마다 구체적인 방법을 잘 몰라 주저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분립시켜 나간 교회들과 제가 가진 교회 네트워크에 알려 동참을 권유하며 함께하려 합니다. 교회 규모에 맞게 광고비 동참을 권유하려 합니다. 3만5000원만 후원하면 누구나 하루에 버스나 택시 한 대에 복음광고를 실을 수 있습니다. 실질적이고 물질적인 부담을 함께 지는 헌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변에 독려하고자 합니다.

이 감독회장=한꺼번에 참여하고 바로 잊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캠페인을 크리스천으로서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명인, 수면 아래 숨어 있던 ‘기독인 인재풀’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계기로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교회가 무너지는 것 같아도 하나님께서는 금은보화를 그속에 묻어두셨습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그런 희망을 꺼내는 일을 도우려 합니다.

정 목사=저명인사와 존경받는 크리스천을 섭외하는 것으로 캠페인을 확장해나갔으면 한다는 이 감독회장의 말에 공감합니다. 하나님께서 한국에 주신 기회 중 하나가 재능 있고 영향력이 큰 크리스천 연예인, 유명인을 심어두신 것이 아닐까 합니다. 거룩한 씨앗이 많이 있으니 이번 캠페인이 이를 잘 활용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고 이사장=뜻밖의 어려움도 겪곤 합니다. 포항 울산 부산 김해 등 일부 지역에서 대중교통수단에 복음광고 싣는 것을 거부당한 적도 있습니다.

-복음광고 사역을 하면서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은혜의 순간을 들려주시면 복음광고 불가 지역의 상황을 타개할 힘을 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 이사장=제가 받은 달란트는 광고와 마케팅이었습니다. 이를 세상이 아닌 하나님께 돌려드리겠단 마음으로, 예수님의 마음을 세상에 전해야겠다 싶어 시작했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2016년 북미에서 시작된 ‘6대주 광고 선교 캠페인’ 프로젝트 중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펼친 복음 전도로 한 무슬림이 아랍어로 된 복음 메시지를 읽고 회심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인 복음을 메시지로 전하는 일엔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은혜와 힘이 있다고 봅니다. 복음의 전달자로서 그 은혜를 전달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복음 광고를 불허했던 김해 지역이 풀렸고, 울산도 곧 풀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두 목사님께서 기도의 터전을 마련해주시고 기도의 힘을 모아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무명 성도들이 예수님을 전하는 이 일에 동참하는 것을 보며 감동의 순간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고 이사장=하나님께서 한국을 사랑하신다는 걸 느꼈습니다. 코로나19 시대 복음을 전하는 나라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우리 모두 어려움 가운데 있지만, 기도하며 예수 복음을 전하는 데 헌신하는 성도님들을 통해 일이 풀리는 것을 보며 감사와 함께 깊은 감동과 은혜를 느꼈습니다.

-한국교회는 어떤 방식으로 예수 복음을 전해야 할까요.

정 목사=‘예수 천국, 불신 지옥’같은 십자군식 전도법이 어느 때나 필요하다고 해도 지금 시기에 효과적일지는 의문입니다. 전도서 11장에서 하나님은 ‘네 떡을 물 위에 던지라’고 했습니다. 이 말씀처럼 관계전도가 어려워진 요즘 불특정 다수에게 복음을 전하는 복음의전함 캠페인은 새로운 침투 능력이 있는 전도법입니다. 이처럼 한국교회는 개교회의 부흥에 전념했던 것에서 벗어나 교회 전체를 살찌게 하는,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사역을 펼치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공교회성을 지녀야 한다고 봅니다.

이 감독회장=코로나19가 가져온 중요한 시사점은 한국교회의 교파를 무용지물로 만든 것입니다. 개교회의 잘못이 모든 교회를 향한 비난으로 번지는 지금 한국교회의 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막힌 전도문을 열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와 성도의 성숙한 희생과 헌신, 봉사가 필요합니다.

-복음의전함 광고가 비기독교인들에겐 어떻게 다가가면, 교인들에게는 캠페인 참여가 어떤 계기가 됐으면 하시는지요.

정 목사=사방이 막힌 것 같은 지금 현실에서 모두에게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로 다가갔으면 합니다. 교인들에게는 오직 그리스도만을 드러내자고 권면하고 싶습니다. 나는 죽고 예수만 사는, 교회를 살리는 운동이 됐으면 합니다.

이 감독회장=정 목사님 말이 가장 정확한 답이 아닐까 합니다. 교회를 향한 비기독교인들의 거부감도 희석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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