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페스 금지" "딥페이크 처벌".. 남녀갈등 무대 된 靑청원

최민우 2021. 1. 1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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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연예인과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남성 아이돌을 성적 대상화 해 쓴 '팬픽션'인 '알페스' 이용자의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여성시대·더쿠 등 여초 커뮤니티에서 '알페스는 실제 성범죄로 연결되지 않는 반면 여성 아이돌은 딥페이크 합성 등 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청원인은 "알페스는 실존하는 남자 아이돌을 동성애 소설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적나라한 표현을 통해 성관계나 성폭행을 묘사하는 성범죄"라며 "수많은 남자 연예인이 알페스 문화를 통해 성적 대상화되고 있다. 피해자 상당수는 아직 미성년자이거나 갓 사회초년생이 된 아이돌"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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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연예인과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남성 아이돌을 성적 대상화 해 쓴 ‘팬픽션’인 ‘알페스’ 이용자의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여성시대·더쿠 등 여초 커뮤니티에서 ‘알페스는 실제 성범죄로 연결되지 않는 반면 여성 아이돌은 딥페이크 합성 등 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남초 커뮤니티와 여초 커뮤니티 양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청원이 경쟁하듯이 올라오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성별 갈등의 장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 알페스 금지 청원에 이어 13일에는 딥페이크 처벌 청원이 올라왔고 각각 17만, 25만명의 동의를 얻으며 큰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알페스(RPS)는 ‘Real Person Slash’의 약자로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실제 연예인이나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한 팬픽션(Fan Fiction)이다. 주로 남자 연예인이나 남자 아이돌 간 동성애를 소재로 다룬다.

딥페이크(Deepfakes)는 인공지능 딥 러닝(deep learning)과 페이크(fake·가짜)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특정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를 합성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주로 성인용 비디오 등에 여성 연예인의 얼굴을 합성해 성적 대상화로 삼는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알페스는 실존하는 남자 아이돌을 동성애 소설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적나라한 표현을 통해 성관계나 성폭행을 묘사하는 성범죄”라며 “수많은 남자 연예인이 알페스 문화를 통해 성적 대상화되고 있다. 피해자 상당수는 아직 미성년자이거나 갓 사회초년생이 된 아이돌”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에펨코리아·엠엘비파크 등 남성 이용자들이 많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청원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올라왔고, 래퍼 쿤디판다 등 연예인들도 SNS을 통해 청원을 공유했다. 해당 청원은 13일 오후 4시 기준 17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13일에는 “여성 연예인들을 고통받게 하는 불법 영상 딥페이크를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딥페이크 영상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 연예인이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도 있다”며 “딥페이크는 엄연한 성폭력이자 범죄”라고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여초 커뮤니티와 트위터에 딥페이크 관련 청원을 독려하는 글들이 쏟아졌고 해당 청원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이를 두고 남초 사이트에서는 남성 네티즌들이 ‘알페스’를 공론화하자 여성 네티즌들이 ‘딥페이크’로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남초 사이트에 “여초에서 딥페이크로 물타기를 하려고 한다” “알페스의 본질은 결국 남초, 여초 싸움이다” “알페스가 팬픽이면 딥페이크는 팬아트” “딥페이크 청원 물타기에 선동되면 안 된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딥페이크와 알페스의 피해 성별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태도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질을 떠난 논조로 남녀 갈등만 야기되고 있는 셈이다.

아이돌 댄스 트레이너인 인지웅씨는 13일 유튜브를 통해 “딥페이크도 잘못이고 알페스도 잘못이다. 남자 아이돌을 딥페이크로 사용할 수도 있고 여자 알페스도 존재한다”면서 “사회적인 문제를 남녀 문제로 갈라 결국 본인(알페스 이용자)들을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질을 흐리지 마라. 알페스는 문화가 아니라 악습”이라며 “알페스는 없어져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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