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공간 부족" 고교생 제안에 "학교 밖 배움터 11곳 조성" 답한 교육감
학생 공간·학생자치회 온라인 플랫폼 제안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충북 모든 시·군에 ‘학교 밖 배움터’를 1곳 이상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교육감은 13일 오후 충북교육청 집무실에서 열린 충북학생참여위원회와 교육정책 간담회에서 “어른이 쉴 수 있는 경로당은 관내에 수백여 개가 있지만, 학생이 교과 외 활동을 할 수 있는 교육시설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육감은 ‘학교 밖 배움터’에 대해 “학생이 원하는 예술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놀이와 탐구를 즐길 수 있는 청소년 복합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해 12월 충북학생참여위원회가 김 교육감에게 교육정책 제안 간담회를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정문희 충북교육청 장학관은 “학생 간담회 요청에 김 교육감은 ‘어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발랄한 아이디어를 한번 들어보자’는 취지로 흔쾌히 만남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충북학생참여위원회는 충북교육청 소속 초·중·고 학생자치회 네트워크로, 10개 지역별 학생참여위원회 대표 4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위원회는 2019년 5월 결성돼 학생독립운동기념일 행사, 학생원탁토의 등 학생자치 활동을 주도해 왔다.
간담회에는 고교생 6명과 학교 밖 청소년 1명 등 7명이 참석해 개선해야 할 교육 정책을 교육감에게 제안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충북교육청 안에 자치활동을 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김모(18·운호고 2년)군은 “지난해 학생참여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자치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학교 안에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교육청 안에 학생 전용 공간이 있다면 타 학교 친구들과 토론하거나 교육청에 다양한 정책 제안을 하는 게 수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김 군의 제안에 “모든 교육시설의 주인은 학생이 돼야 한다”면서도 “행정기구인 교육청 안에 공간이 협소할 수도 있으니, 학교 밖 배움터를 확충해 교외 교육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정지명(19·운호고 3년)군은 교육감과 교육청·학생자치회가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정군은 “지난해 코로나19 배지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교육청과 선생님 도움을 얻어 의료진에게 기부 물품을 전달할 수 있었다”며 “다양한 학생자치 활동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알려지고, 장단점을 공유하면 좋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이 밖에도 학생참여예산제 확대, 충북학생참여위원회와 교육감 간 간담회 정례화, 학교 밖 청소년 복지 확대 등 5건의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충북교육청은 간담회에서 나온 정책 제안을 관련 부서와 협의해 반영할 예정이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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