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억 사라졌어요" 제주 카지노, 다른 금고서 81억 나왔다

최충일 2021. 1. 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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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금고 외 수십억원 등 100억대 추가 수사 중
업체 측 "돈에 대해 아는바 없다. 경영 이상 없어"
제주 신화월드 랜딩 카지노 전경. 최충일 기자

최근 145억6000만원의 현금이 사라진 제주 신화월드 랜딩카지노에서 80억원대의 현금이 발견됐다.

제주도경찰청은 13일 “제주 카지노에서 145억원이 넘는 돈이 사라진 가운데 돈이 보관돼있던 VIP고객물품보관소의 다른 금고에서 81억5000만원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돈을 이번에 없어진 피해 금액으로 보고, 기존에 보관 중이던 다른 돈들과 대조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돈이 발견된 금고가 있던 공간에는 목욕탕 라커 같은 모양의 다양한 크기의 VIP고객금고가 수십여 개 있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용의자 등과 관련된 제주시내 모처에서도 수 십억원의 현금을 발견해 해당 현금의 출처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돈이 사라졌다”는 신고을 접수한 뒤 유력한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국적의 50대 여성 임원 A씨를 추적해왔다. 또 A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하는 한편, 공범 여부 등도 확인 중이다.

랜딩카지노의 본사인 랜딩인터내셔널은 지난 5일 A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업무상 보관 관계의 지위가 있을 경우 절도가 아닌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A씨가 연말에 휴가를 내고 일주일가량 연락이 끊겼고, 이미 제주를 떠나 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연합뉴스

A씨는 본사인 홍콩 랜딩인터내셔널 소속이며,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람정코리아)가 문을 연 랜딩카지노에서 초기부터 근무했다. 경찰은 이 때문에 A씨가 상대적으로 금고에 접근하기 용이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지노업계에서 쓰는 금고는 일반적인 가정용 금고가 아니다. 고객 열쇠와 회사 열쇠가 동시에 있어야 열리는 특수 금고다. 따라서 A씨 같은 일부 관리자만 금고를 여는 법을 안다. 경찰은 “고객 등의 금고에서 자신이 접근할 수 있는 금고로 돈을 옮긴 정황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중”이라고 말했다.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영업 초기 해외의 일부 손님이 많은 돈을 개인용 비행기를 이용해 제주로 들여왔다는 소문이 무성했다”며 “제주지역 카지노업계에서는 사라진 돈이 카지노 VIP 고객들이 맡겨둔 돈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이에 대해 람정코리아 측은 “돈에 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 “사라진 돈은 본사인 랜딩인터내셔널이 랜딩카지노에 맡겨 보관하던 것”이라며 “회사 자체 자금과는 전혀 무관해 카지노의 운영이나 경영을 하는 데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2018년 3월 문을 연 제주 랜딩카지노(5581㎡)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8726㎡)에 이어 국내 카지노 중 두 번째 규모다. 영업 첫해 3848억1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전국 16개 외국인전용 카지노 가운데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해 8월 모기업인 랜딩인터내셔널 양즈후이(仰智慧) 회장이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경영이 흔들렸다. 2019년 매출액은 624억5300만원으로 1년새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지난해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경영난을 겪어왔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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