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벤처에 복합금융 3조 지원..'실리콘밸리식 투자조건부 융자 도입'
실리콘밸리식 '투자조건부 융자' 제도 국내 도입 추진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정부가 담보가 없는 기술기반 창업·벤처기업의 성장지원을 위해 내년까지 3조원 규모의 복합금융을 지원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술기반 창업·벤처기업이 흔들림 없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기반 벤처·스타트업 복합금융 지원방안'을 13일 발표했다.
실리콘밸리식 ‘투자조건부 융자’ 제도 도입 추진
이번 지원방안은 기술기반 혁신 창업·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자금 지원시 고위험을 수반하는 기업 특성을 감안해 자금 지원기관의 위험도를 줄이는 제도 마련을 골자로 한다.
우선 정부는 벤처투자법을 개정해 실리콘밸리식 '투자조건부 융자' 제도의 국내 도입을 추진한다. 투자조건부 융자는 융자기관이 벤처투자를 이미 받았지만 후속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게 저리 융자를 해주는 대신, 소액의 지분인수권을 받는 제도다. 실제로 미국의 '실리콘밸리 은행'은 통상 융자금액의 1~2% 정도의 지분인수권을 획득하고 있다.
융자기관 입장에서는 후속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게 융자를 해줘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분인수를 통해 기업이 성장했을 때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융자를 받아 기업을 성장시키면서 후속투자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고, 창업자 등의 지분이 희석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중기부는 법 개정 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정책융자를 통해 시범 운영하고, 추후 다른 공적기금과 민간 금융기관 등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법 개정 전까지는 투자조건부 융자와 유사한 효과가 있는 기술보증기금의 '투자옵션부 보증'을 연 2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보증액의 일부를 특허(IP) 지분으로 전환(융자상환)하는 방식의 '특허 투자옵션부 보증'도 신규 도입한다. 이 보증 역시 투자조건부 융자와 유사하게 보증기관이 보증금액의 일부를 보증대상기업의 지분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특허 투자옵션부 보증은 기업 지분이 아닌 특허 소유권의 지분으로 전환한다.
또한 초기 창업기업 등에 대한 벤처투자를 촉진하고 투자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해 실리콘밸리 등에서 활용되는 '조건부 지분전환계약' 제도도 도입한다. 이 제도는 후속투자가 실행되지 않으면 투자기간 동안 원리금을 받고, 후속투자가 실행되면 상법상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계약 형태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흔히 사용되는 실리콘밸리의 투자방식이다.
정부는 기업의 기존 채무 등을 보지 않고 기술개발 성공과제의 사업화 가능성을 평가해 기술보증·사업화자금 대출을 병행 지원하는 '프로젝트 단위 기술개발 사업화금융'을 내년까지 5000억원 규모로 신설한다.
기술개발과 벤처투자가 연계된 투자형 기술개발, 기술개발과 보증이 연계된 후불형 기술개발 또한 지난해 총 308억원에서 올해 545억원으로 확대 편성한다.
녹색 기술개발 과제의 온실가스 감축량을 화폐단위로 평가해 금융을 지원하는 '탄소가치평가 기반 그린뉴딜 보증'도 올해부터 본격 실시된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의 기술보증기금 출연 등 산업부·중기부 협업을 통해 연 4500억원 규모로 제공될 예정이다.
복합금융 제도 보완 및 활성화 기반 조성
벤처투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복합금융 제도도 보강한다. 먼저 벤처펀드의 신속한 결성과 집행을 위해 창업투자회사에 보증을 공급할 예정이다. 창업투자회사는 벤처펀드를 결성하기 위해 통상 펀드 결성액의 10% 정도를 펀드에 출자하고 있는데 보증이 공급되면 추가 펀드 결성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시적인 애로를 겪는 기업과 비수도권 소재 기업을 위해서 '버팀목펀드' 1600억원과 '지역뉴딜 벤처펀드' 5000억원이 조성된다.
버팀목펀드는 대면 기회가 감소한 공연, 여행·관광, 도소매, 수출 감소기업 등에 집중 투자되며 지역뉴딜 벤처펀드는 부산지역에 시범 조성 후 권역별로 확대한다.
또한 내년까지 '벤처투자 인공지능 온라인 매칭플랫폼'을 구축해 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비대칭을 해소하고 기술기업에 대한 신속한 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업과 투자자는 투자가능성 등을 상호 탐색하고 연결할 수 있다.
비수도권 기업 초기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역 엔젤투자허브'도 올해 2곳에서 조성된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우리 곁에 다시 찾아온 제2벤처붐의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도록 '기술 창업·벤처기업 맞춤형 복합금융'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며 "혁신 벤처·스타트업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주역이자 일자리를 창출하는 버팀목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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