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하는 동안 나를 지켜준..헬스가전, 코로나 맞아 대호황

이기민 2021. 1. 1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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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세기·제습기·의류관리기 판매 급증
백신·치료제 나와도 인기 계속될 듯
가전업체, 라인업 늘리고 신제품 출시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2021년 1월13일 오전 7시. 직장인 김모씨는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열고 이부자리를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방안에 있던 공기청정기도 스스로 공기 정화를 시작한다. 김씨가 식기세척기에서 컵을 꺼내 정수기로 물 한잔을 마시며 냉장고가 추천한 음식들로 아침식사를 먹고 재택근무를 시작한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세탁기와 건조기로 빨래도 마친다. 업무를 마친 김씨는 로봇청소기와 무선청소기로 재빨리 청소를 하고, 스마트 TV로 일명 ‘홈 트레이닝’을 한다. 밤에는 주말에 입을 옷들을 미리 꺼내 의류관리기에 넣고 잠이 든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고 외출을 꺼리게 되면서 펼쳐지고 있는 ‘집콕 라이프’다. 몇 해 전 미세먼지와 환경오염으로 건강 관리가 부각되면서 헬스가전에 속속 등장했다면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전제품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LG전자 워시타워

헬스가전은 지난해 가전업계의 실적에도 영향을 끼쳤다. 일례로 전자랜드가 지난해 12월30일 발표한 2020년 가전 판매량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는 2019년 대비 식기세척기는 150%, 제습기 63%, 의류관리기 35% 등으로 판매가 급증했다. 가전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위생가전인 세탁기와 건조기 매출은 각각 40%·50%, 지난해 대세가 된 식기세척기는 최대 360%,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매출도 약 70%가량 급성장했다. LG전자도 지난해 위생·건강 관련 가전 판매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사상 최대인 63조2000억원, 3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접종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헬스가전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각 제품들마다 지난해보다 10% 내외로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도입돼도 위생·살균 가전의 인기는 결코 식지 않을 것"이라며 "‘옵션’으로 여겨진 헬스 가전들은 이미 ‘필수’로 자리 잡힌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정수기
LG전자 인스타뷰 냉장고

이에 따라서 가전업체들은 가전 호황기인 올해 1분기를 맞아 기존 라인업을 늘리고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에서는 개막일인 이달 11일(현지시간)부터 각종 헬스가전 신제품과 디지털 헬스 등이 소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12일(현지시간) CES2021을 통해 비스포크 정수기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정수기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전기 살균 시스템을 탑재해 기능성을 대폭 강화한 공기청정기 ‘비스포크 에어 큐브’도 최근 출시했다. LG전자도 디자인과 위생을 강화한 LG 인스타뷰 냉장고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에는 주기적으로 UV(자외선) LED을 사용해 물이 나오는 출수구에 있을 수 있는 세균을 최대 99.99% 없애는 UV나노 기능이 탑재됐다.

특히 인공지능(AI)가 강화돼 사람들이 더 효율적으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돕는 제품들도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11일 AI, 사물인터넷(IoT)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식단과 레시피를 제공하는 ‘스마트싱스 쿠킹’과 스마트 TV용 ‘삼성헬스’를 선보였다. 또한 세계 최초로 인텔의 AI프로세서가 탑재된 인공지능 로봇 청소기 삼성 제트봇 AI도 공개했다. LG전자도 LG 씽큐(LG ThinQ)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식품을 구매해 최적의 요리법을 찾아주는 인공지능쿡(해외명, Scan to Cook) 기능을 소개했다. 또한 사람이 머무는 공간을 청결하게 유지해줄 살균봇도 소개됐다.

헬스케어 가전에 대한 구매 뿐만 아니라 렌탈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렌탈업계의 호황이 예고돼 있다. 지난해 코웨이, SK매직, 쿠쿠 등 렌탈 업체의 렌탈 계정 수는 2019년에 비해 10~20%가량 증가했다. 2019년 말 렌탈 계정 204만개을 보유했던 LG전자도 지난해 270만개를 넘겼다. 이들 렌탈업체들은 올해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해 디지털 역량과 비대면 사업과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위생가전·신가전에 특히 민감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트렌드를 이해하고 이에 맞춘 신제품들을 적극적으로 선보여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오정원 청호나이스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비대면 시대를 위한 온라인 역량을 강화해 잠재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평순 교원그룹 대표이사 회장도 "비대면 사업과 관련해 체계적으로 운영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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