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전자책서 시작된 이상한 일, 외로움이 문제였다
김준모 2021. 1. 13. 10:00
[리뷰] 영화
<커넥트>
괴물의 세계와 연결된 스마트폰, 온택트 호러의 공포
커넥트>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 제작진이 다시 뭉친 <커넥트>는 개봉 첫주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건 물론, "<컨저링>보다 무섭다"는 호평을 들으며 흥행과 평단 양쪽을 동시에 잡은 2021년 첫 호러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걸출한 공포영화 <새벽의 저주>로 데뷔한 DC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이끄는 수장 잭 스나이더가 발굴한 신예 호러 감독 제이콥 체이스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미스터리에 근간을 두면서 하우스 호러와 크리처물의 매력을 더한다.
올리버가 그 전자책을 끝까지 읽은 순간,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집안의 전구가 이유도 없이 다 깨지는가 하면, 어둠 속에서 페이스앱이 저절로 작동한다. 그리고 스마트폰 세상 안에만 있는 줄 알았던 래리가 실제로 나타난다. 영화는 스토리를 탄탄하게 잡으면서 표현을 통해 호러와 미스터리를 심화시키는 기교를 선보인다. 먼저 표현에 있어 인상적인 점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현대인과 친숙한 디지털 기기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디지털 세계가 현실로 넘어온다는 점은 과거 비디오 속 화면이 현실에 나타나는 그 유명한 <링>의 명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런 공포와 미스터리를 표현하는 질감 역시 만족스럽다. 하우스 호러의 형식을 빌려 집 안의 조명이 갑자기 깨질 때의 효과음과 래리가 언제 어느 장소에서 나타날지 모른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유지한다. 괴물의 형상을 한 래리가 현실에 나타나는 순간부터는 크리처물의 매력이 살아나며 이중으로 공포를 유발한다.
이런 설정은 <바바둑>이 보여줬던 공포와 함께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이 작품은 과잉행동장애가 있는 아들 사무엘이 창고에서 발견한 그림책에 의해 악령 바바둑이 나타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표면적으로는 그림책이 매개체가 되어 악령인 바바둑을 깨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남편의 죽음으로 아이를 혼자 키울 생각에 공포를 느끼는 엄마 아멜리아의 심리가 악령을 불러온 것이다.
[김준모 기자]
▲ <커넥트> 포스터 |
ⓒ (주)이수C&E |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 제작진이 다시 뭉친 <커넥트>는 개봉 첫주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건 물론, "<컨저링>보다 무섭다"는 호평을 들으며 흥행과 평단 양쪽을 동시에 잡은 2021년 첫 호러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걸출한 공포영화 <새벽의 저주>로 데뷔한 DC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이끄는 수장 잭 스나이더가 발굴한 신예 호러 감독 제이콥 체이스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미스터리에 근간을 두면서 하우스 호러와 크리처물의 매력을 더한다.
영화는 뒤집힌 세계가 디지털화 된 묘한 재미를 선보인다. 2021년판 <기묘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 만큼 미스터리의 느낌이 강하다. 주인공 캐릭터의 설정은 호러 영화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바바둑>을 연상시킨다. 자폐증이 있는 올리버는 어느 날 스마트폰에 이상한 전자책이 켜져 있는 걸 발견한다. 그 전자책은 래리라는 외로운 괴물에 관한 이야기다.
▲ <커넥트> 스틸컷 |
ⓒ (주)이수C&E |
올리버가 그 전자책을 끝까지 읽은 순간,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집안의 전구가 이유도 없이 다 깨지는가 하면, 어둠 속에서 페이스앱이 저절로 작동한다. 그리고 스마트폰 세상 안에만 있는 줄 알았던 래리가 실제로 나타난다. 영화는 스토리를 탄탄하게 잡으면서 표현을 통해 호러와 미스터리를 심화시키는 기교를 선보인다. 먼저 표현에 있어 인상적인 점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현대인과 친숙한 디지털 기기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공포는 일상에서 가까운 소재일 때 그 힘을 발휘한다. <착신아리>의 핸드폰이나 <셔터>의 카메라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작품은 현대인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해 이동하는 괴물 래리를 보여주며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래리가 스마트기기 카메라를 통해서만 형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극적인 스릴을 극대화시킨다. 올리버가 어둠 속에서 래리를 찾는 장면이나 올리버의 아버지가 자신을 위협하는 래리를 찾기 위해 태블릿을 이용하는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 <커넥트> 스틸컷 |
ⓒ (주)이수C&E |
디지털 세계가 현실로 넘어온다는 점은 과거 비디오 속 화면이 현실에 나타나는 그 유명한 <링>의 명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런 공포와 미스터리를 표현하는 질감 역시 만족스럽다. 하우스 호러의 형식을 빌려 집 안의 조명이 갑자기 깨질 때의 효과음과 래리가 언제 어느 장소에서 나타날지 모른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유지한다. 괴물의 형상을 한 래리가 현실에 나타나는 순간부터는 크리처물의 매력이 살아나며 이중으로 공포를 유발한다.
이 현실 공포에 더해진 드라마는 오락적인 재미에 슬픔이란 정서적인 포인트를 더한다. 단편을 장편화 하는 과정에서 감독들이 범하는 흔한 실수가 템포를 맞추지 못하는 것이다. 장편은 단편의 빛나는 아이디어만으로 승부를 보기에는 긴 시간을 채워 넣어야 한다. 때문에 드라마적인 구성이 탄탄하지 못한 작품은 단편에서 보여줬던 신선한 아이디어가 통하지 않는다. 제이콥 체이스 감독은 자신의 단편을 장편화 하는 과정에서 가족 이야기에 힘을 더했다.
올리버의 어머니 사라는 자폐아인 아들을 키우는 데 고민이 많다. 투잡을 뛰느라 아들의 상담에도 같이 가지 못하는 남편 마티를 대신해 자신이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다. 문제는 이 부담이 올리버에게도 전해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올리버가 문제가 있는 아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보호 안에만 두려했던 사라는 오히려 아들을 외톨이로 만들어버렸고, 이런 올리버의 외로움은 래리라는 괴물을 불러온다.
▲ <커넥트> 스틸컷 |
ⓒ (주)이수C&E |
이런 설정은 <바바둑>이 보여줬던 공포와 함께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이 작품은 과잉행동장애가 있는 아들 사무엘이 창고에서 발견한 그림책에 의해 악령 바바둑이 나타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표면적으로는 그림책이 매개체가 되어 악령인 바바둑을 깨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남편의 죽음으로 아이를 혼자 키울 생각에 공포를 느끼는 엄마 아멜리아의 심리가 악령을 불러온 것이다.
<커넥트>는 디지털 기기를 통해 서로 다른 두 세계가 연결되는 미스터리 호러가 표면적인 이야기라면, 그 이면에는 괴물의 등장으로 인해 서로의 관계를 회복해 가는 가족의 모습을 담아낸다. 이를 통해 호러 장르의 공포와 함께 마음을 두드리는 드라마의 매력을 보여준다. 언택트의 시대에 차원을 넘는 온택트 호러를 선보이는 이 작품은 어둠 속에서 더 큰 위력을 과시하는 극장에서 볼 만한 올해 첫 공포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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