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의 조력자, 그리고 감사

이형석 입력 2021. 1.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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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 상황, 3연타석 홈런 때도 도움 얻어
"코로나19 탓에 팬 서비스 못해 죄송"

육성선수(연습생) 출신 LG 채은성(31)은 "원래 조언을 많이 구하고 잘 새겨듣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든든한 조력자와 늘 함께한다. 타격감이 좋을 때도 그렇지만, 안 좋을 때 더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채은성은 지난해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월별 타율에 변화폭이 컸다. 채은성 역시 "기복이 있었던 부분이 아쉽다"라고 돌아봤다. 부상자 명단에만 세 차례 오르는 등 1군과 2군을 오갔다. 발목 부상에서 복귀한 6월 30일~7월 15일 타율 0.093에 그쳐 마음고생이 컸던 그는 결국 2군행을 자청했다. 이병규 LG 타격코치는 채은성의 마음을 헤아려 이를 받아들였다.

시간을 얻은 채은성은 2군 코치진과 상의해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 타석에서 하체에 힘을 잔뜩 주는 그는 방망이를 미리 세우고 투구를 기다렸다. 채은성은 연구 끝에 방망이를 들고 있는 두 팔이 리듬을 탈 수 있도록 준비 동작을 바꿨다. 그는 "타격감이 안 좋을 때는 상·하체가 따로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준비 자세를 더 편하게 바꿨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야구에서는 미세한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기도 하지 않나"라고 했다.

채은성은 "한동안 너무 안 맞을 때는 이병규 코치님, 임훈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2군에서는 황병일 감독님과 김동수 코치님을 비롯해 전력 분석팀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구했다. 영상자료 분석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은퇴한 박용택 선배님과 주장 (김)현수 형 등에게 많이 질문하는 편"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썩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채은성은 타율 0.293, 15홈런, 88타점으로 2020시즌을 마쳤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도 사령탑의 한마디 덕에 만들어졌다. 그는 지난해 10월 10일 NC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개인 첫 3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더블헤더 1차전까지 타격 밸런스가 안 좋았던 채은성은 2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자신이 제외될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선발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것을 확인했다. 당시 LG 지휘봉을 잡고 있던 류중일 감독이 웃으며 "눈 뜨고 치라"고 말을 건넸다. 채은성은 "첫 타석에서 헛스윙하더라도 자신 있게 배트를 돌리려고 했다. 운 좋게 홈런이 됐다. 그 타석부터 자신감을 찾았다"라며 "감독님의 한 마디에 마음이 편해졌다"라고 기억을 떠올렸다.

김현수가 LG로 이적한 뒤 항상 함께 훈련하며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얻은 채은성은 올겨울에도 김현수와 운동 중이다. 동료와 코치진뿐만 아니라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채은성은 "팬들이 계시기 때문에 프로야구 선수가 있을 수 있다. 팬들에게는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진 촬영, 사인 등을 많이 못 해 드려서 마음이 불편했다. 팬들이 요청하는 건 가능하면 무조건 해드리고 싶다. 하루빨리 다시 팬들과 직접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

최고의 보답은 그라운드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다. 채은성은 "사실 야구를 시작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없었다. 육성선수로 입단해서 차근차근 올라왔다"라며 "난 타점에 욕심이 많다. 또 출루율도 높이고 싶다. 우리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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