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귀신같이 살다
2021. 1. 13. 00:03
〈32강전〉 ○·이치리키 료 9단 ●·구쯔하오 9단
장면 ⑩=흑▲의 침투가 몹시 날카로워 생사가 자못 위태롭다. 더구나 초읽기 상황. 저절로 식은땀이 흐른다. 한데 이치리키 9단은 어둠 속 줄타기 같은 삶의 길을 귀신같이 찾아간다. 이치리키가 7로 붙였을 때 마지막 초읽기에 몰려있던 구쯔하오 9단이 그만 시간을 넘겨버렸다. 시간패. 다음 수를 못 찾아 60초를 넘겼으니 일종의 항복이다.
◆참고도1=장면도 흑6 대신 이 그림의 흑1로 잡으러 갈 수는 없을까. 박영훈 9단이 그려준 그림은 길고 난해하다. 그러나 잘 보면 외길 수순이다. 2를 선수하고 4로 한 집을 내면 흑은 5,7로 파호한다. 이때 8의 맥점을 놓치면 안 된다. 흑도 13까지 살아가지만 백14로 먹여친 뒤 뒤를 꽉꽉 막으면 두 집이 난다.
◆참고도2=흑이 계속 둔다면 이 그림이 된다. 9,11로 옥집을 만들면 죽음처럼 보이는데 12로 막으면 산다는 게 신기하다. 문제 하나. A로 치중하면 어찌 될까. 다른 수는 안 된다. 오직 B로 두어야 산다. 어렵다. 이치리키는 응씨배 4강에 오르더니 이번엔 중국 2위를 꺾고 16강에 올랐다. 106수, 백 시간승.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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