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범인 잡은 경찰..퇴근길에 쓰러져 숨져

박 경위, 성범죄 담당 매일 밤 CCTV로 범인 추적
11일 자정께 거주지 아파트 앞서 쓰러져 숨져

故 박성수 경위.ⓒSBS 방송 갈무리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피의자를 검거하기도 하는 등 성범죄 사건을 담당해 온 경찰관이 퇴근길에 쓰러져 숨졌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강력팀장 박성수(51) 경위가 전날 자정께 거주지인 경기도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박 경위는 여성·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를 주로 담당했으며, 용의자들을 추적하느라 매일 밤 늦게 CCTV 영상 분석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경위 부인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근래에 좀 늦으면 아예 11시쯤 오는 것이 거의 고정 시간(이었다)"며 "딸이 계속 빨리 오라고 재촉할 정도로, (엄마와) 둘이 사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야근이 잦았다)"고 밝혔다.

박 경위는 기저질환을 앓으면서도 범인을 잡는 데 몰두했으며, 쓰러진 당일에도 후배 경찰관들을 먼저 퇴근시킨 뒤 홀로 미제 사건과 씨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경위는 지난 2019년 귀가하던 여성을 뒤쫓아가 집에 침입하려 한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피의자를 검거한 주인공으로, 해당 공로로 경찰청장 표창을 3차례 받은 바 있다.

박 경위는 특전사와 소방관을 거쳐 지난 2003년 경찰이 됐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으며, 순직 처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안 박정민 기자 (Grace5@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