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감금 지옥 끔찍" 퇴근길 폭설에 지하철역 바글바글

정진호 2021. 1. 12. 20: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많은 눈이 내린 12일 오후 서울 지하철 강남역 승강장이 퇴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수도권에 대설특보가 발효되면서 지난주의 ‘퇴근길 악몽’이 다시 발생할까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6일 폭설로 차량 운전석이나 버스에 앉아 도로 위에 갇혀있던 이들은 이날 조기 퇴근과 지하철 탑승을 택했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역 등 수도권 지하철역은 사람으로 붐볐다.


"10시간 감금 지옥…차 안 탄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를 기준으로 경기 시흥에 9.5㎝, 군포 7.3㎝, 광명 6.8㎝ 등 경기 남부 지역엔 많은 눈이 쌓였다. 서울도 구별로 서초 6.4㎝, 노원 5.7㎝ 등 곳곳에서 눈이 쌓였다. 다만 이날 오후 5시 30분쯤 기상청은 서울 전역에 내렸던 대설주의보를 거의 해제했고, 오후 9시쯤엔 눈이 모두 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6일 퇴근하는 버스에서 10시간을 보내야 했던 이지혜(32)씨는 이날 경기 성남에서 광주에 있는 집까지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이씨는 6일 오후 9시에 성남 이매동에서 버스를 타 7시쯤 집에 도착했다. 출근 시간에 퇴근을 마치면서 회사를 하루 결근해야 했다.

경기 광주에 사는 이지혜(32)씨가 6일 오후 9시쯤 성남 이매동에서 탄 버스. 오전 4시 28분에도 차량이 움직이지 못 하고 있다. 이씨는 다음날 오전 7시쯤 집에 도착했다. [이씨 제공]

이씨는 “일이 늦게 끝나 조기 퇴근은 어렵지만, 버스가 아닌 지하철로 퇴근할 예정”이라며 “지난주에 차를 놓고 버스를 탔는데 큰 봉변을 입어서 이번엔 아예 도로로 퇴근하는 건 포기했다”고 했다. 이어 “주변에서도 지하철을 타라고 걱정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후 4시부터 조기퇴근 '러시'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는 A씨(33)도 서울 종로구에 있는 회사에서 오후 4시에 조기 퇴근했다. A씨는 평소 타던 버스 대신 지하철을 타고 퇴근했다. 그는 “지난주 폭설 때 집에 가는데 5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끔찍한 일을 또 겪고 싶지 않다. 버스는 무서워서 못 타겠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7일에도 도로 상황이 좋지 않자 서울에 있는 친구 집에서 하루를 보내고 바로 출근하기도 했다.

강변도로와 올림픽대로, 강남 테헤란로 등 서울 대부분 도로에서 차량은 속도를 거의 내지 못 했다. 눈이 내리는 데다 조기 퇴근 차량까지 몰리면서 이날 오후 5시쯤엔 도심 차량 평균속도가 7㎞까지 내려갔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골목길 등도 길이 미끄러워 차량이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많은 눈이 내린 12일 서울 마포대교 인근 강변북로 일산 방향이 퇴근길 차량으로 정체를 빚고 있다. 연합뉴스



SNS 통해 도로 상황 공유
시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해 교통 혼잡을 피하고자 했다. “차병원사거리에 차가 엉켜 40분 동안 오도 가도 못 하고 있다. 교통경찰은 한 명도 안 보인다”고 지인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거나 “안양-수원 도로에 점차 눈이 쌓이고 교통사고가 발생한다”고 알리는 식이다. 경기 용인 맘카페에 올라온 교통상황을 묻는 글에는 "방금 지나왔는데 길 막히지 않고 도로 괜찮았다"는 답글이 실시간으로 달리기도 했다.

경기 용인지역 맘 카페에 12일 오후 6시쯤 '교통상황 아시는 분'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글에 달린 댓글. [홈페이지 캡처]

서울시는 이날 비상대기 인력 4000여명과 제설 차량 1000여대를 동원해 ‘퇴근 대란’을 막는 데 주력했다. 6일 13㎝의 눈이 내릴 당시 제설작업을 하지 못해 비난을 받았던 만큼 눈이 내리기 전부터 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리기도 했다.

정진호·채혜선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